취향껏 골라 먹는 북플래터🍽️
시선이 머무는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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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일기 : 전성기편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갈라파고스
에세이/일기/자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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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씩 생각하곤 한다. 더울 때나 추울 때나, 낮이나 밤이나 좀 더 많은 시간을 야외에서 보내며 좀 더 착실히, 좀 더 열심히 걸으면서 충만한 삶을 살고, 멋진 경험을 하고 싶다고. 그러면서 좀 더 많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종종 녹초가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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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을 비롯한 소로의 다양한 책이 그의 일기에서 비롯된 것이란 사실, 북플러님은 알고 있었나요? 그는 매일 장문의 일기를 남기고 종종 그것을 한 권의 책으로까지 발전시키기도 했죠. 오늘 소개하는 <소로의 일기>는 그의 쓰기 생활에 필수적 소스가 되었던 일기를 엮어낸 것으로, 그의 유명한 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처럼 읽혀 더욱 흥미로워요. (마치 유명 가수의 덜 알려진 수록곡을 듣는 느낌이랄까요!)
책에는 소로가 숲에서 생활하며 느낀 감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온갖 낯선 동물과 나무들의 움직임, 그 날의 날씨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있는 덕에 글을 읽기만 해도 소로가 느꼈던 청량한 자연이 생생히 느껴지는 듯 해요.
"인간은 나로 하여금 또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하나, 자연은 나를 이 세상에 만족케 한다." 라며 자연으로부터 오는 오롯한 만족감을 즐겼던 소로. 일기를 읽으며 저도 주변의 나무, 새, 고양이들에 괜히 한 번 더 눈길이 갔어요. 계절의 변화가 뚜렷이 느껴지는 요즘의 날씨와 책이 더욱 잘 어우러졌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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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의 글은 지금도 여전히 삶과 생생히 맞닿아 있다. 그러니 글을 읽는 사람에게 에둘러 간다는 느낌은 주지 않을 것이다. 일기가 다른 글보다 덜 인공적이고 더 단순하다. 일기가 아니었다면 나의 스케치를 담을 적당한 그릇을 달리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단순한 사실과 이름과 날짜가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을 전달한다.
- 소로의 일기 中
북플러님은 보통 일기장에 어떤 이야기를 쓰나요? 매일 하는 기록이기에 의미 없는 끄적임이나 푸념, 어리광으로 일기장이 채워지기도 하는데요(영원 일기 눈감아). 소로는 일상의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도 의미를 포착해서 기록했어요. 그에게 일기가 일상의 돋보기🔎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죠. 책을 읽다 보면 소로가 얼마나 일기에 진심인지 알 수 있어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두 가지가 하고 싶어질 거예요. 푸릇한 공원에서 자연을 만끽하기, 그리고 감상을 나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기. 여름이 오기 전에 이제 막 활기를 띄는 꽃과 나무를 즐겨 보세요. 그리고 그날의 감상을 일기로 간직해 보세요! 📝
- 에디터 영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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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 조르주 페렉, 펭귄클래식코리아
고전/프랑스/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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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파리를, 센 강변의 봄을, 꽃이 만발한 그들의 나무를, 샹젤리제, 보주 광장을 애타게 그리워할 것이다. 감상에 젖어 감미롭던 그들의 자유를, 여유롭던 아침을, 촛불 아래에서의 식사를 추억할 것이다. 친구들이 휴가 계획을 보내올 것이다. 투렌의 별장, 멋진 식사, 피크닉.
- 사물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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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러님은 가끔 '아~ 퇴사하고 여행이나 마음껏 다니고 싶다! ' 하는 생각이 들지는 않나요? 저도 하루종일 누워서 넷플릭스도 보고 하고싶은 것만 하고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요. 이 책에 나오는 제롬과 실비는 20대의 절반을 정말 그렇게 살았어요! (헉 어떻게?!)
제롬과 실비는 프랑스에서 미술,영화 같은 예술들을 하루종일 즐기고 당시 유행하는 물건들을 사면서 사치를 부리기도 해요. 그렇지만 멋진 직업을 가진 친구들을 마냥 부러워만 하고 삶을 바꾸려는 노력은 1도 하지 않아요. 자신들의 안락함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희생하지만 정작 발전을 위한 삶은 살지 않는 거죠.
책에서 '사물들'은 물질적인 소비나 부를 상징하지만 저는 이것이 안락함을 추구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 같다고도 생각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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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받은 탓일 것이다.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친구, 동료, 그들이 몸담은 세상이 전부 그러했다. 그들은 안락한 가운데 미를 추구하며 살고 싶었다. 그들에겐 드러나지 않고 내재하는 진정한 즐거움이 부족했다. 그들이 사치라 부르는 것은 지나칠 정도로 돈을 전제한 것이었다. 그들은 삶을 사랑하기에 앞서 부를 사랑했다.
작가는 인물들의 솔직한 욕망을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고, 중간중간 제롬의 씁쓸함을 낱낱이 기술하고 있어요. 책의 추천사를 쓴 롤랑 바르트는 이 책이 부유함을 갈망하는 청춘들의 빈곤을 진정 아름답게 그린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한편으론 제롬과 실비의 모습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평가에 또 공감도 되었어요. 누구나 행복해지고자 하는 마음 이면에는 지금 당장의 안락함을 쉽게 충족하고픈 마음이 있으니까요.
물론 이것도 행복의 한 방법이겠지만 다른 방법도 많죠. 예를 들면 돈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말고, 성취하고 싶은 목표나 커리어를 위해 🏃♀️지난하게 노력했던 과정 같은 것 말이죠. 제롬과 실비는 스스로 노력해 얻은 행복이 없었기 때문에 내적인 행복도 알지 못했어요.
<사물들>은 제롬과 실비를 통해 우리가 마냥 상상만 했던 삶을 현실로 만들어준, 단꿈같은 소설이었어요. 근데요, 잘 모르겠어요. 책을 다 읽고나니 이상하게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무언가를 하고 싶어진달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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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진 힘의 4분의 3 정도의 힘으로 작품이나 일을 완성시키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온 힘을 다해 온 마음을 기울여 완성한 것은 왠지 모르게 보는 이에게 고통스러운 인상을 주고 긴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종의 불쾌감과 혼탁한 흥분을 필연적으로 가져온다.
- 니체의 말, <너무 힘주지 마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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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러님은 니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영원회귀, 신은 죽었다 등... 얼핏 들어본 니체의 사상을 이해하고는 싶지만 철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 <니체의 말>을 소개해요.
<니체의 말>은 철학 해설 작가 시라토리 하루히코가 니체의 명언 232개를 선별해 엮은 책이에요. 짧게는 한 줄, 길어도 한 페이지의 단문이 총 10개의 주제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어요.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한 번에 쭉 읽는 것보다는 옆에 두고 그때그때 끌리는 제목을 선택해서 읽으면 좋을 책이에요.
나 자신, 기쁨, 삶, 마음, 친구, 세상, 인간, 사랑, 지성, 아름다움.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주제에 대한 니체의 사상을 엿볼 수 있죠. 니체의 통찰력 있고 밀도 높은 문장 중에서 '맞아맞아!'를 외치게 되는 부분이 분명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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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총 3번 정도 <니체의 말>을 읽어봤는데요, 이번에 마음에 들어온 명언은 '83장, 둔감함이 필요하다' 예요.
늘 민감하고 날카로울 필요는 없다. 특히 사람과의 교제에서는 상대의 어떤 행위나 사고의 동기를 이미 파악했을지라도 모르는 척 행동하는 일종의 거짓 둔감이 필요하다. (...) 마치 상대보다 둔한 감각을 가진 듯이, 이것이 사교의 요령이며, 사람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상대가 답이 이미 정해져있는 질문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답정너🤭) 모르는 척 원하는 답을 해주는 요령 같은 것이죠. 저는 이 요령을 잘 쓰는 편이라, 거짓 둔감이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공감이 갔어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거짓 둔감에 익숙해진다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이런 식으로 니체의 명언과 저의 생각을 연결시켜 읽으니 문장이 더욱 와닿았는데요. 사람들과 함께 읽고 각자 어떤 장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나누어 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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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아님❌) 따끈따끈한 이슈 한 조각은 매주 에디터들이 책과 관련한 다양한 최신 이슈를 모아 전하는 코너예요. 여러분의 북플래터 위에 사이드 메뉴처럼 올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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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즈덤하우스 인스타그램)
이번주에는 북플러 다섯명이 인생책으로 선택한 구병모 작가의 소설 파과의 프리퀄 버전 《파쇄》가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려요📢
파과는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의 이야기예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온 킬러가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변화하는 모습을 구병모 작가만의 문체로 세밀하게 표현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손꼽혀요. 파과의 시작점인 파쇄는 킬러의 세계에 발을 들인 10대 조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노년이 되어서야 타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알게 된 그녀의 소녀 시절의 모습은 어땠을지 개인적으로도 너무 기대가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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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플러 님의 의견이 궁금해요
이번 호차 어땠나요? 아쉬운 점이나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책이 있었나요? 북플래터는 북플러님의 생각이 궁금해요! 피드백 꼼꼼히 읽고 더 재미있는 북플래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 책 추천도 언제나 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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