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0 책 읽는 고양이 ‘체키’가 배달하는 북레터, ‘체킷’. 더이상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어떤 책을 읽을지 몰라 헤맬 필요 없을 거예요. -소중한 이들을 위한 찬가- 띵동! 🔔 체킷리스트 배달왔어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잘 보냈나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이번 기회에 잘 전달되었기를 바라요. 오늘은 체키가 소중한 사람을 생각나게 하는 책 세 권을 소개할게요📚 존경하는 작가, 인생 선배, 그리고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쓴 다채로운 소설들까지! 이 책들을 읽으면서 떠오른 소중한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보는 게 어떨까요? 💝 내리막길만 계속되는 것 같은 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영화는 언제나 상영 중!🎞️ 엔딩이 어떻든, 누군가 함부로 버리고 간 팝콘을 치우고 나면, 언제나 다시 영화가 시작한다는 것만 깨달으면 괜찮아져요. ― 『멜랑콜리 해피엔딩』, 언제나 해피엔딩(백수린) 中 ![]() '민주는 자신의 꿈의 디테일들을 하나씩 버리며 걸어왔지만, 자신이 삶의 어디쯤 도착해 있는지 알 수 없었고 어떤 끝으로 향하는지는 더욱 알지 못했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백수린 작가의 단편, '언제나 해피엔딩'.
100만큼 컸던 꿈이 점차 작아졌던 적이 있나요? 서럽고 불안정했던 20대를 직면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불안함인 것 같아요. 한 편의 영화가 끝이 나면 금세 새로운 영화가 시작하죠. 작가는 우리의 삶을 하나의 영화관으로 묘사해요. 나만의 영화관이라 누가 팝콘을 흘렸든 치우는 건 내 몫이라 가끔 억울할 때도 있고, 내 영화관에서 나오는 영화인데 엔딩을 몰라 답답할 때도 있죠. 그래도, 늘 그렇듯이 한 편의 영화가 끝나면 또 다른 영화가 개봉할 거예요. 착한 역할, 악역, 다양한 배우들도 출연할 테고, 좋은 시나리오가 나쁜 시나리오보다 훨씬 많을 거예요. 그렇게 내 영화관의 영화들은 계속해서 상영될 거에요. 봉봉🍭: 힘들 때마다 이 말이 생각날 것 같아요. '영화는 다시 시작한다. 영화는 다시 시작한다.' 박완서 작가를 존경하는 한국의 젊은 작가 29인의 단편집. 다른 28편의 이야기들도 꼭 읽어보시길! 데미안 헤르만 헤세 “너 자신만의 길을 가라”, 그 진부하고 추상적인 말의
의미 나는 그저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살아가고자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 <데미안>이라는 소설은 젊은이들을 겨냥한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그러하듯 '너만의 길을 가라' 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어떤 점이 데미안을 흔해 빠진 자기계발서가 아닌 통찰력 있는 명작으로 만들었을까요? 저는 뛰어난 은유에 그 해답이 있다고 생각해요. "새는 힘겹게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데미안이라는 상급생을 만난 뒤, 그의 사고방식에 큰 울림을 느끼고 세상의 진실을 깨달아가요. 데미안은 알을 깨고 나오는 새처럼, 세상을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누는 규범의 틀을 깨고 복잡하고 솔직한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야 세상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요. 여러분들에게도 데미안의 정교한 은유적 표현들이 내면의 울림을 줄 수 있기를 바라요. 초코🍫: 여러분들에게도 내면의 울림을 준 사람이 있었나요? 여러분들의 데미안은 누구였는지 궁금해요! 나의 할머니에게 윤성희 외 5명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을 할머니들의 생애 들여다보기 5월은 가정의 달이죠😊 가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할머니. 푸근하고 친근한 존재이지만, 막상 많은 이들이 할머니의 삶이 어땠는지는 세세하게 알지 못해요. 그래서 할머니는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존재가 아닐까요. 손주가 아닌 ‘할머니’의 입장에서 할머니의 생애를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을 할머니의 삶은 어떤 빛깔을 띠고 있었을까요? 한국 문학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 6명이 그려낸 6개의 다채로운 할머니 이야기.
그 중 체키가 두 개를 엄선했어요.😺 1. 할머니가 연애를 했었다고?!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습게도 느닷없이 아무래도 좋다는 마음이 들었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 주는 즐거움. 계획이 어그러진 순간에만 찾아오는 특별한 기쁨. 다 잃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어느새 한여름의 유성처럼 떨어져 내리던 행복한 찰나들. 그리고 할머니는 일어나서 브뤼니에 씨와 함께 탑 위에 각설탕 하나를 더 쌓았다. 하나를 더, 또 하나를 더. 그러다 탑이 무너져 내릴 때까지. 각설탕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할머니와 브뤼니에 씨가 손뼉을 치며 웃음을 터뜨릴 때까지. ― 『나의 할머니에게』, p.70 흑설탕 캔디(백수린) 中 노년의 사랑을 은은하고 따뜻하게 표현한 백수린 작가의 단편 <흑설탕 캔디> 에요. 할머니의 네 번째 기일을 맞아 가족끼리 성묘를 간 손녀 ‘나’는 어릴 적 주재원으로 프랑스에 발령 난 아버지를 따라 할머니, 남동생과 함께 프랑스에 살았던 때를 추억해요. 그러다 남동생으로부터 당시 할머니가 같은 아파트에 살던 프랑스 할아버지 ‘브뤼니에’ 씨와 사귀었던 것 같다는 얘기를 듣게 돼요. 혼자 집에 돌아온 ‘나’는 할머니의 유품인 일기장을 처음으로 읽어보며 할머니가 브뤼니에 씨와 함께하며 느꼈을 연애 감정을 상상해요. 어린 손주들은 한참 자라느라 눈치채지 못할 사이, 할머니가 지나왔을 두근거리는 호시절을요. 할머니의 연애 감정 만큼은 주름 없이 곱지 않았을까요.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티 없이 순수하고 맑은 마음일지도 몰라요. 우리들의 할머니에게도 소녀처럼 양 볼이 붉어지는 설렘을 느끼는 때가 있었을까요?
2. 할머니의 소원은 그리 큰 게 아닐지도. 저녁이 되도록 딸과 아들한테 전화가 오지 않았다. 나는 아귀찜에 백화수복을 마시면서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 중얼거렸다. 그런데 잠을 잘 때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나쁜 새끼들. 그 욕을 들어서일까? 그날 밤 남편은 딸의 꿈에 나타났다. 아들의 꿈에도, 그리고 여동생의 꿈에도. ― 『나의 할머니에게』, p.15 어제 꾼 꿈(윤성희) 中 윤성희 작가의 단편 <어제 꾼 꿈>의 할머니에게서는 왠지 모를 고독과 회한이 느껴져요. 누군가의 어머니였다가 할머니가 된 그녀에게는 남모르는 삶의 굴곡과 사연들이 많아요. 알코올 중독이었던 아버지와 그를 닮은 전남편, 재혼한 남편의 사고사,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살아가는 딸과 아들. 한때는 구연동화를 해주는 할머니가 되기를 꿈꾸었지만, 그와는 거리가 먼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그녀예요. 지후가 나보고도 주문을 외우라고 해서 막대기를 잡아보았다. 그랬는데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막대기를 저으며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아들 따라다니는 꼬마 귀신 사라지게 해 주세요. 딸이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하게 해 주세요. ― 『나의 할머니에게』, p.33 어제 꾼 꿈(윤성희) 中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해 씁쓸해하는 그녀가 할머니로서 바라는 건 큰 게 아니었어요. 그저 아들의 마음이 편안하기를, 딸이 일주일에 한 번씩 안부를 물어주기를 바라죠. 할머니가 원하는 건 크리 큰 게 아닐지도 몰라요. 어떻게 지내는지 묻는 소소한 연락 한 통, 보고 싶다는 애정어린 말 한마디. 그 사소한 게 할머니가 바라는 전부 일지도요.💝 민트🌱: 가끔은 할머니와 손주의 틀에서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 해요. 예의를 지키되, 사람 대 사람으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얘기를 나눠보는 거죠. 생각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출처: 한국일보 "아이들은 내가 없으면 안 되니까요." 사람들에게 프랑스로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할 때마다 할머니 안에 존재했을, 낯선 나라에서의 삶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에 대해서 말하는 대신 할머니는 그저 그렇게 말했다. - 나의 할머니에게 中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윤여정의 수상 소감. 한국인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고
한다. 순자는 다정하기만 한 보편적인 할머니 상을 벗어난 캐릭터다. 손자들과 화투를 즐기고, 요리를 잘 못 하고, 교회에서 십일조를 훔치기도 하는 할머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분명 존재만으로 타지에서 생활하는
손자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관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할머니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는 것이 순자의 파워가 아닐까.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우리네 할머니의 얼굴이 떠오른다.
p.s 오늘의 체킷엔 같은 작가님이 두 번 등장해요. 두 눈 크게 뜨고 잘 찾아보시길!😼 👇체키를 만나는 다양한 방법👇 -체킷 에디터들의 한 마디- 민트🌱: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듯이, 사소한 것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고 믿는 열정맨. 체킷에 제가 가진 글과 말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을게요.
초코🍫: 현실과 이상 사이를 열심히 좁혀가는 낙천주의자. 넘쳐나는 책들 속에서 길을 잃은 친구들에게 체킷이 이정표가 되어줄게요.
봉봉🍭: 극강의 I형 인간. 체키와 함께 당신이 찾던 모든 책을 소개해 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