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껏 골라 먹는 북플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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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라는 감옥 야마모토 케이, 북모먼트
인문/심리학/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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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돌아볼 때 이런 감정을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질투심에 대해 이리저리 고찰하는 일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인간의 지저분한 감정을 바라보는 일 자체가 때로는 마음만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평소 애써 눈을 돌려왔던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들여다보게 하기 때문이다."
- 질투라는 감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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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여름 휴가 시즌🏖️, 이맘때부터 세계 이곳 저곳으로 떠난 사람들의 휴가철 사진이 SNS에 가득 도배되죠. 북플러님, 온라인에서 지인의 행복한 일상 사진을 보고 왠지 모를 공허함 또는 박탈감을 느껴본 적 있나요? 가끔 가까운 친구의 좋은 일을 온전히 축하해주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위선적이라고 생각한 적은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껴본 적 있는 질투심. 그러나 '인간의 꺼림칙한 감정', '어두운 부분'으로 치부되는 탓에 그 감정을 애써 부정하고 터부시해온 경향이 없지 않아요. (저 역시도..🫥 질투에 대한 감정은 인정하기까지 유독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질투라는 감옥>은 인류가 지금껏 마음 깊은 구석에 밀어두었던 질투를 재조명해요. 개인의 질투가 심리학적 측면에서 어떤 상황에서 발생해 표출되며, 정치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 다루죠. 질투를 소재로 한 문학작품은 읽어본 적 있지만, 질투라는 감정 자체를 분석한 책은 처음이라 신선한 충격에 읽게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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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투는 언제 발생할까?
<질투라는 감옥>의 저자는 다양한 철학자의 질투에 대한 언급들을 인용하며 설명을 이어나가는데요. 그 중 '질투의 대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문장이 가장 인상깊었어요.
우리는 자신과 대등한 자가 무언가를 가졌을 때 시기한다. 여기서 대등함은 신분이나 혈통, 나이, 성품, 평판, 재산 등의 면에서 자신과 비슷한 수준을 말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中
아리스토텔레스를 필두로 한 여러 철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질투는 비교가 가능할 때 발생해요. 질투를 부르는 '비교'는 현대 다양한 매체와 SNS의 발달로 더욱 자주, 확대되어 일어나게 되었고요. 또 질투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요. 차별이 당연했던 계급사회와 달리,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인류가 평등한 세상을 누릴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질투는 민주주의의 발전에 어느정도 기여한 부분이 있고, 민주주의는 질투심을 원동력으로 굴러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에요.
◽️ 질투와 과시의 범람
새뮤얼에 따르면 사람들은 질투를 유발할 만한 것을 더는 감추려 하지 않고 질투를 부를 만한 경험이나 부의 획득을 칭송하게 되었다. 이로써 자만과 질투의 변증법은 기하급수적으로 가속될 것이다. - 질투라는 감옥 中
또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과시의 범람' 현상을 다룬 부분이에요. 모두가 평등해진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기만의 독자성, 진정성을 드러내기 위해 가진 것을 과시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모두가 비슷한 방식으로 과시하는 사회에서 '과시'의 효용은 떨어지고, 모든 개인들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증명하고 과시해야만 자아를 회복하여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되죠. 여기서 타인의 범람하는 과시를 본 사람들은 또 질투를 느끼는 악순환이 반복돼요.
<질투라는 감옥>은 질투를 연구해야 할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으로 인식하며, 질투를 소재로 한 실험, 연구, 역사와 이야기 등을 개괄적으로 다뤄요. 그리고 질투라는 감정을 정치사회와 연결시키며 저자만의 인사이트를 제시하기도 하죠. 전부는 아니지만,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질투 사회가 도래한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의 많은 부분 공감하며 흥미롭게 읽었답니다.
- 에디터 영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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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전홍진, 한겨레출판
심리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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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성격은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특징이자 장점이 될 수 있으니 그런 강박을 가질 필요 없습니다. 이 책은 자신의 예민성을 알아차리고 관리해 자신만의 장점으로 활용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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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이란 말을 듣는 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죠😥. 화들짝 놀라 자신을 돌아보고, 예민함을 감출 방법을 찾게 되는 등 자책이나 회피의 경로로 빠져들기 마련인데요. 10여년간 서울삼성병원에서 근무하며 1만여 명의 케이스를 접해 온 정신건강의 전홍진 교수는 "예민함이란 새로운 것을 발굴해내는 능력"이라며 단지 예민함 스위치를 on&off 할수만 있다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전 교수는 예민함을 '차이를 느끼는 민감성'으로 규정해요. 부정적으로 발현되면 과한 경쟁심이나 스스로 탓하는 관계사고로 이어지지만, 잘 조절되면 뛰어난 공감능력으로 여러 분야에서 환영받게 된다고 하면서요☘️. 예민함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끌어낸 데서 나아가, 책은 의학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도 포함하고 있어요. 민감도 체크리스트, 예민함의 정의, 예민함이 장점이 된 사례, 적용 방법 순서로 나아가며 책 내용을 자신에게 적용해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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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은 온전한 쉼을 강조한 내용이에요. 책에 따르면 예민한 이들은 상대의 표정, 말투 등 너무 많은 정보를 주입하고 되새김질하는 특징이 있어요. 예민성이 자신을 소모시키지 않도록 하려면 혼자 있는 시간 스마트폰 없이, 공상하지 않고 완전히 쉬어야 합니다. 충분히 자야 하고요. 저도 일이 고될수록 7시간은 자려 노력하고, 잠이 안 오면 책 읽어주는 ASMR을 틀고, 카페인 방해를 받지 않도록 커피 대신 녹차를 마신답니다.
정리하면, 신체와 정신의 리듬을 회복해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건강한 몸과 마음이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자는 게 전 교수님 생각인데요. 구체적인 가이드는 아래와 같아요.
- 자동적 사고 바꾸기(부정->긍정)
- 공포 상황을 일반화하는 태도 극복
- 좋은 생활 리듬 만들기(일찍 일어나고, 사람들과 식사를 하는 일반적인 생활 패턴 회복)
- 나의 방어기제(상처로부터 마음의 평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보호하는 방식) 파헤치기
이 모든 시도는 가족, 친구와 같은 '안전 기지'가 있을 때 훨씬 효과적이라고 해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조절된다고 하네요. 그러니 사랑하는 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나서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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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후안옌, 윌북
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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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이 허송세월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루하루를 열심히만 살면 무의미할 리 없었다. 알렉산더 대왕이 찾아와 무엇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나 역시 햇빛을 가리지 말아 달라고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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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문장은 때로는 통계보다도 더 정확하게 시대를 증언한다고 하죠. 세계 택배 물류량 1위인 중국의 거대한 택배 시스템을 지탱하는 수많은 노동자 가운데, 한 사람이 묵묵히 자신의 일상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그가 쓴 글은 현재 수백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세계 16개국 출간을 앞두며 주목받고 있는데요.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는 고된 삶 속에서도 인간다운 존엄을 지키고자 한 청년 ‘후안옌’의 노동 생존 기록이자, 그의 불안과 상실, 그리고 희망을 깊이 있게 포착한 에세이예요.
저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뚜렷한 학력이나 자본, 사회적 인맥 없이 호텔 웨이터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이후 20년에 걸쳐 19개의 직업을 경험하는데요. 경비원, 편의점 직원, 베이커리 수습생, 온라인 쇼핑몰 창업자, 노점상, 물류센터 야간 근무자, 택배기사에 이르기까지. 그가 거쳐 간 일자리는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견디기 어려운 가장 치열한 삶의 전선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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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위안의 삶’ 속에서 자기객관화 능력으로 지킨 자아
특히 광저우 물류센터에서 야간 상하차 작업을 하며 극심한 육체적 피로와 수면 박탈을 겪는데요. 장애인 동료를 도와줄 여유조차 잃어가며 죄책감을 느끼기도 해요. 이후 베이징에서 2년간 택배기사로 일하면서는 ‘1분에 0.5위안, 1시간에 30위안’이라는 절박한 임금에 갇힌 삶을 경험해요. 화장실에 가는 시간조차 손해로 계산하고, 때로는 수취인의 잘못조차 보상해야 하는 불합리한 배달 시스템 속에서 피로와 분노를 느끼기도 하죠.
“시간이 가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차올랐다. 같은 구역 안에도 배달하기 좋은 곳과 나쁜 곳이 있고, 누가 좋은 곳을 맡으면 다른 사람은 나쁜 곳을 맡아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중략) 심해의 물고기는 눈이 보이지 않고 사막의 동물은 갈증을 잘 참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되는지는 내가 처한 환경에 좌지우지되지, 본성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었다. 나는 업무 환경이 조금씩 나를 바꾸고 있음을, 더 조급하고 쉽게 욱하고 무책임하게 바꾸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중략) 나는 가축이 아니라 깨어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채찍 아래서 일하고 싶지 않았다.”
-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中
그러나 후안옌은 이러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아요. 냉정하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사회의 면면과 그 속의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죠. 저자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자기객관화 능력이었는데요. 자신의 강점과 부족한 점을 정확히 직시하고 일터에서 생긴 경험을 통해 매번 성장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제한된 선택지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이를 긍정화할 수 있었던 데에는 후안옌의 이런 자기객관화 능력이 바탕이 되었던 게 아닐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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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 끝에서 피어난 자유
“나는 글쓰기를 통해 일과 자유의 대립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 제한된 선택과 각박한 현실 속에서 갈수록 나는 평범한 하루의 순간들이, 거창한 인생의 고난과 어려움보다 의미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中
후안옌이 삶의 버팀목으로 삼은 것은 다름 아닌 글쓰기였어요. 2019년, 택배회사의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그는 자신의 노동 경험을 온라인에 올렸고, 그 글은 단숨에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죠.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단순한 피해자 서사로 소비하지 않고, 일상의 작고 따뜻한 순간들을 섬세하게 기록했어요. (동료 배달 기사가 쉬는 틈에 길고양이를 부르며 웃는 장면, 누군가의 작은 친절에 하루의 피로가 씻기는 순간, 문학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게 된 계기 등✨) 글을 쓰는 시간만큼은 현실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질 수 있었다는 그의 이야기가, 요즘 일기를 쓰며 감정을 정리하는 제 경험과도 맞닿아 있어 더욱 깊이 다가왔어요.
🏃 일과 자유, 그리고 인간의 존엄
“내 생각에 자유란 무엇을 누리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의식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중략) 내가 말하고 싶은 자유는 고도의 자아의식을 기반으로 추구하는 개인적 갈망과 자아실현이며 타인과 확실히 구분되는 정신이다. 나는 그런 자유를 동경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이 더욱 다양하고 다원적으로, 더욱 평등하고 포용적으로, 더욱 풍부하고 다각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中
이 책은 자신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험하는 한 개인의 기록이자, 일과 존재, 생존과 존엄 사이의 간극을 깊이 탐구하는 철학적 성찰이기도 해요. 저자는 자유란 일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스스로가 무엇을 의식하고 무엇을 품을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라고 얘기해요. “현재를 기꺼이 견디게 만드는 ‘삶의 또 다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자유일 것이다.”라는 그의 말에서 이런 그의 생각이 드러나죠. 일하는 것을 진정으로 즐기되, 자신의 존엄성을 필요 이상으로 소모하지 않고 지킬 줄 아는 태도. 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 일과 자유의 양립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대목이었어요.
삶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그것을 스스로의 언어로 담아내는 일. 그 작고 단단한 태도야말로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용기일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나의 노동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나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기록할 수 있을지, 내가 흔들릴 때 무엇이 나를 붙잡아주는지. 결국 나의 현재, 나의 일, 나의 태도를 돌아보며 어떻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일로부터 시작하지만 결국 삶으로 가닿는 귀한 독서의 경험을 안겨줄 책으로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를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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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를 읽으며 자연스레 택배기사라는 직업의 하루가 궁금해졌어요. 우리는 종종 문 앞에 놓인 상자만 보고 고마움을 느끼지만, 그 뒤에 어떤 노동이 있었는지까지는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은 후,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몇 가지 콘텐츠를 함께 찾아보았어요. 후안옌의 이야기에 이어서 보면 이 책의 메시지가 더욱 선명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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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뉴스타파: 쿠팡” 시리즈
쿠팡 물류센터와 택배 시스템의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내부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구조적 문제를 심층 고발한 콘텐츠에요. 여름철 냉방 장치가 부실한 상태에서 노동자들이 고온·고습 상태에서 장시간 일해야 하는 현실을 생생히 전달하고, 쿠팡 내 노동자 사망 사건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등 폭넓은 이슈를 다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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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택배 기사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김희우, 행성B)
사업 실패 후 통장 잔고 20만 원 상태에서 택배 기사로 새출발하며 겪은 삶과 노동을 자기 치유의 기록으로 풀어낸 에세이. 절박함 속에서 택배업을 통해 심리적 회복과 단단해지는 과정을 진솔하게 서술했고, 실제 수입 구조와 경험담도 담고 있어 현실감이 뛰어나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노동 기록으로 추천해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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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platter.let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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