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마티
산문/글쓰기 |
|
|
가장 아끼는 친구 중 하나는 짧고 나쁜 책을 쓰겠다고 되뇌면서 지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근사한 전략이다. 누구라도 짧고 나쁜 책은 쓸 수 있으니까.
- 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中 |
|
|
글쓰기 기술을 알려주는 작법서라기보다, 창작하는 사람의 삶을 다룬 에세이예요. 대니 사피로는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로 살아오며 겪었던 불안, 의심, 슬럼프, 그리고 그럼에도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솔직하게 들려줘요.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는지보다, 어떻게 하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죠.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쓰는 사람'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요. 보통은 책을 출간했는지, 직업이 작가인지 같은 결과로 창작자를 구분하곤 하잖아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제가 내린 결론은, 진짜 '쓰는 사람'은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때도 계속 쓰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글이 써지든 써지지 않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책상 앞에 앉아 작업을 시작한다고 하죠.
|
|
|
저는 실제로 책을 냈지만, 스스로를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대부분 쓰고 싶을 때 글을 쓰거든요.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때 비로소 노트를 펼치죠.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있어요. 어떻게든 쓰고 싶은 마음이 드는 환경에 저 자신을 데려다 놓는 거예요. 좋은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할 여유를 만들고, 조용한 장소를 찾아가는 것. <계속 쓰기>를 읽으며 어쩌면 그것도 저만의 방식으로 계속 쓰기를 이어가는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을 쓰는 사람뿐 아니라 무언가를 창작하는 것을 오랫동안 지속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
|
|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고코로야 진노스케, 동양북스
일본 에세이 |
|
|
이 책의 내용을 믿고 용기를 내서 결심을 하고 엄청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각오하고 지금까지와는 반대되는 삶에 도전해보시라는 겁니다.
-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中 |
|
|
월요병에 시달린다면 어떻게 이 제목에 끌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은 19년 회사생활을 접고 상담심리 분야에 뛰어들어 명료한 상담으로 인기를 끌고, 누적 판매 450만 부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고코로야 진노스케의 에세이인데요.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과감한 결단이 어떻게 원하던 모든 것을 취하는 인생으로 이끌었는지, 인생사를 곁들인 휴리스틱을 제시합니다.
'좋아하는 일만 하자'는 주장은 어릴 적부터 주입받아 온 '(원하지 않는 일에 대한) 노력=보상'이라는 관념이 진실이 아니라고 밝히며 시작돼요. |
|
|
작가는 노력하는 나여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삶을 즐기는 '나 자신'으로서 이미 가치 있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마음을 가질 때 오히려 보상이 따른다고 독려해요. '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가치가 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믿으면 성과가 오른다 -> 노력하지 않아도 보상받는다 -> 점점 더 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사고회로를 제시하면서요. 사실 노력에 100%의 보상이 따를 수는 없는데도, 우리는 노력에 보상받지 못하면 자신의 가치가 주는 것처럼 느끼죠.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죄의식에 시달리게 되거나 포기해 온 것에 대한 대가를 갈구하게 되는 등 부정적인 심리상태에 놓이게 되기도 하고요. 그러니 하기 싫은 일을 '노력'하겠다는 집착을 버리고 원하는 일을 '즐기는 상태'가 되자는 거예요.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다 생계가 막막해지면요? 자연스레 드는 생각이죠. 솔깃하게도 작가의 경험에 따르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도 따라온답니다. 인생을 자연스럽게 즐기니 주변에 인파가 모이고, 그게 곧 재산이 되더라는 건데요. 지금까지 나의 힘만 믿으며 살아왔기에 남의 힘이 들어올 여지가 없었던 것이지, 사실 남의 힘이 나의 힘보다 백만 배 강하다는 걸 느꼈다고 작가는 말해요. 그러면서 혼자 노력하는 나를 버리고 남의 호의를 받고, 좋은 사람 되기에 집착하기보다 피해 줄 줄도 아는 인간이 되라고 합니다. 혼자 모든 일을 해결하려는 사람은 의도와 달리 주변 사람이 너그러움을 베풀거나 도움을 줄 기회를 빼앗는 '민폐형' 인간이 될 수 있다고요. '나'란 사람을 '우리'로 넓혀 규정하면 도전할 용기가 더 생기는 것 같아요.
|
|
|
최근 이혜성 전 아나운서의 세바시 강연을 접하게 됐는데요, 책의 내용과 일맥상통해서 가져와봤어요. 늘 인정 중독에 시달리던 그가 삶의 우선순위를 본인 중심으로 다시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내요. '나를 평가의 대상으로 만들지 말자' 오늘 북플러님께 해주고픈 얘기예요.
-에디터 나기🌙 |
|
|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강보라 , 권석 , 김하율 , 박연준 , 성혜령 , 이태승 , 정선임 , 함윤이, 문학동네
단편소설/앤솔러지/일 |
|
|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잘못 되어간다. 받아들여야 하니까. 우리가 삶을 바쳐서 돈을 버는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증오하게 된다. 우리를 남김없이 발라먹으려는 상사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일을 너무 잘해서 , 일을 너무 못해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말을 너무 안 해서.
-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中 |
|
|
출근길,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지하철에 몸을 싣고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가끔 ‘저 사람들은 어떤 건물로 들어갈까’를 궁금해한 적이 있어요. 비슷하게 살아가는 인생 같으면서도 각자 다른 직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매일 다른 위기를 겪어내게 될 테니까요.
오늘 소개하는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은 그런 일의 면면을 다양한 업계 종사자들의 시선에서 사실적으로 담아낸 단편 소설 앤솔러지예요. 책엔 총 8가지 소설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잡지 기자, 예능국 PD, 웨딩 헬퍼, 전임자의 실수를 수습하는 회계담당자, 기간제교사 등 익숙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를 마구 돋워요.
|
|
|
개의치 않은 척했지만, 한때는 경멸의 마음이 일었다. 이모라는 호칭에 대해. 내가 왜 네 이모야? 이렇게 묻고 싶었다. 선생님, 여사님, 헬퍼님 이런 호칭들을 무시하고 그냥 이모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그 중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은 웨딩 헬퍼와 돌봄 선생님을 병행하는 정혜의 이야기 <이모라는 직업>이었어요. 정혜가 종사하는 두 가지 일은 완전히 다른 일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에게는 모두 ‘이모’라는 같은 호칭으로 불려요.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의 직업을 자조적으로 ‘이모’라고 인식하기도 하죠.
이 단편은 그 호칭이 해당 직업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짚어줘요. '이모'로 불리는 직업들이 안정적인 고용 관계나 진상 고객으로부터의 최소한의 안전망 없이 사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도 꼬집고요.
<이모라는 직업>을 비롯한 8개의 단편들은 평소 익숙하게 접해왔지만 그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볼 일은 없었던 직업의 모습을 보여주며, 특정 인물을 극적으로 소비하지 않아요. 반복되는 피로감, 인간에 대한 기대와 실망 등을 다루며 사람을 선악으로 나누기보다 직장 생활 속 서로 주고받는 아주 일상적인 태도와 감정들을 과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보여줘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이 있죠. 어쩌면 이 문장은 직장 생활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인지도 모르겠어요. 모든 일이 즐겁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 직장 생활의 99%는 끝없는 고단함과 불안을 버텨내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와 전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임에도 깊이 공감하며 읽게 되었어요. 일에 대한 고민, 호기심 또는 조금의 회의감이 있는 북플러라면 이 책을 읽기 딱 좋은 타이밍이에요!
-에디터 영원 🌳 |
|
|
‘월급사실주의’ 시리즈는 2023년부터 문학동네에서 매년 5월 1일 노동절을 기념하며 출간되고 있는 앤솔러지 소설집이에요. 평범한 현대인의 노동 현장을 담아 쓴 작품들을 모았죠. 기존 출간된 시리즈들도 살펴 보며 ‘아,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직업이 있었지’라고 새삼 생각하게 되어 추가로 살짝 보여드려요.
|
|
|
2025 <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꿈꿔온 직장과 현실이 다를 때,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자조 섞인 한탄을 속으로 읊조리게 되죠. 2025년 출간된 월급사실주의 시리즈인 <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는 연차가 쌓여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계약직을 전전하고, 사회에서 도태된 이들의 몫으로 여겨지는 일을 수행하며, 머지않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업무를 반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요. |
2024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2024년 앤솔러지는 남궁인, 손원평 작가 등의 협업으로 출간되었어요. 각 단편은 비정규직 아나운서, 프랜차이즈 점주, 프리랜서 통역가 등의 직업 현장을 생생하게 그리며 그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일터에서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죠. |
|
|
2023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월급사실주의 첫번째 시리즈로, 총 열한 편의 단편이 모여 출간되었어요.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 등 우리 모두가 급격히 맞이한 노동시장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어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에요.
|
|
|
요즘 북플래터 인스타그램이 재미있어졌더라고요 .. 👻〰️ |
|
|
bookplatter.letter@gmail.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