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북플러 여러분! 긴 휴가를 마치고 북플래터가 귀환했어요.
오랜만의 레터에 설레셨을까요?
오늘은 나기 혼자 인사드리는 날이에요. 이번 월요일은 어김없이 버스정류장으로 향하고 계실 직장인분들과 걸음과 마음을 나란히 해보고 싶었는데요. 직장인 특집으로 찾아온 이번 레터 제목은 '왜 나는 억울할까?' 입니다.
근로소득자로 살아온 지 3년, 억울함이란 감정이 살집을 불려 가고만 있는데요…. 제 얘기에 공감할 저연차 직장인분들이 계실 것 같았어요. 직장에서 억울함을 느끼게 되는 포인트는 뭔지, 어떻게 이 감정을 다뤄야 할지 고민해 본 경험을 나누려 해요.
그 전에 해야 할 말이 있어요. 제 직장 생활 스킬은 매우 열등(?)하단 겁니다(저는 사자우리의 산양 정도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허덕이며 해결해 나가고 있는 고민에 여러분을 초대해보고 싶었어요. 이번 레터가 내밀한 고민을 밖으로 꺼내보는 장이 됐으면 했고요.
🌿
|
|
|
그럴 때 없으셨어요? 온전한 내 잘못은 아닌데, 내 탓이 되면 빠르게 끝나는 상황이요. 막내이고 경력이 부족하니, 팀에 새로 왔으니 내 잘못은 가장 '그럴싸한' 이유가 되는 거죠. 나를 문제 삼는 게 윗선이 잘못을 인정하는 것보다 조직의 출혈이 훨씬 덜할 때가 있어요. 대신 내 속이 타죠. 친구인 A도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요. "계속 볼 분들이니 참아야지"라며 하이볼만 벌컥거렸죠. |
|
|
이럴 때 “왜 억울할까?”에 닿기 위해 마음의 소리를 들여다보자면요, 보통 "남들이 날 어떻게 볼까?"라거나 "나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 아닌데…." 라는 좌절감인 것 같더라고요. 말하자면, 인정욕구 혹은 프라이드가 공격받았기 때문에 억울해졌던 것 같아요. 진상을 밝혀야 그 수치스러움이 지워지는 것 같죠.
인정욕구에 휘둘리지 말자는 캐치프레이즈가 많이 돌아다니지만, 막연한 제안이라 생각하거든요. 대신 저는 '직장 생활을 극화하기'에 도전 중이에요. 회사에서는 직급이나 연차에 따라 조직이 원하는 내가 돼주자는 거예요. 막내라는 역할에 집중하면 부당한 상황도 진짜가 아니게 돼요.
회사에서 혼나고 있는 건 내가 아니라, 내가 수행하는 막내란 역할인 거죠. 그럼 내 프라이드가 쉽게 다치지 않아요. |
|
|
예전의 저는 억울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제 입장을 밀어붙이면서 그들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사실에 스스로 만족감을 느꼈는데, 그건 나의 이상일 뿐 회사의 논리와 거리가 멀었죠. 진심을 꺼내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사실을 모두에게 인정받아야 내가 다치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어느 정도 사회의 기대에 맞출 때 내 감정을 보호할 수 있더라고요. 대신, 잠깐 나를 내려놔도 내가 비인간으로 변하지 않으리란 믿음을 길러야 하는 것 같아요. 회사 외의 시간에 진심을 꺼내놔도 될만한 이들과 소통하면서요!🧚🧚♂️🧚♀️
|
|
|
# 🤦♀️ "이 조직, 왜 이모양이지...?"
|
|
|
좀 다른 경우로, 공정함이란 이상 때문에 힘들 때도 있어요. 예를 들면, 나는 업무 시간 내에 일을 끝내 제때 퇴근하고, 동료는 손이 느려 늘 야근하는데 위에서는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는 거예요. 결국 어려움을 호소하는 동료의 일까지도 일부 받아 내 일은 두 배가 되고요. 그럴 때 '억울하다'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들죠. 합리적이지 못한 시스템을 탓하면서요.
공감하신다면, 당신은 이상주의자일 가능성이 커요. 어떻게 그렇게 되었냐고 하면, 시스템에 부합하는 학생으로 살아온 거예요. 열심히 잘 살아온 덕에 시스템과 내 세계관이 충돌할 일은 거의 없었던 거죠. 운 좋게도 불합리한 시스템을 이길 능력이 있었거나요.
예컨대, 공부 잘하는 학생은 시스템 앞에서 좌절 느낄 일이 없어요. 공부는 노력에 비례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그런데 직장 생활에서는 내가 하는 만큼 인정이나 보상이 떨어질 수 없죠….
|
|
|
이럴 때 또 제 주장을 하고 싶어지지만…. 요즘엔 일단 일을 받아요! 과부하가 걸리면 그때 자기주장을 하는 거예요. 냅다 안 되겠다고 하면 하기 싫은 사람으로 낙인찍히지만, 해보고 못 하겠다고 하면 노력해준 사람이 되거든요.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저를 호감으로 보지 않던 동료가 고마움을 느껴 제 일을 도와주기도 하더라고요. 동료를 도와줘 본 경험은 역할 수행의 단계에서 나아가 직장 생활을 진실한 교류로 채우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북플러분들의 직장 생활에 저와 같은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지만….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라면 우선 생각에 '~도'를 붙이는 전략을 추천해 드려요. 직장 생활은 하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하기 싫은 것'도'하는 것이란 생각을 가져보는 거죠. 회사에선 하기 싫은 것을 했을 때 보상이 나온다! 는 쪽으로 보상 체계를 바꿔보는 거예요. 나 자신을 억울함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요. 억울함은 나의 성장을 방해하니까요😶. |
|
|
이번 레터의 완성도를 높여준 영상이 하나 있었는데요, 서울대 교수이자 평론가인 신형철 님이 '장편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대담한 영상이에요. 신 교수님은 문학 읽기의 최종 목적이 '타인은 이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고 해요.
여타의 학문이 '이김'을 지향한다면 독서란 타인을 알아가고, 그럼으로써 '지는 자리로 가는' 것이라면서요. 편견에 사로잡혔던 <오만과 편견>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의 편지로 인해 다아시에 대한 관점을 조정케 되는 것처럼요.
'배워감으로써 질 수밖에 없고, 약점이 많은 사람이 되는 것이 문학 독서의 목표였으면 좋겠다'라는 신 교수님의 제안은 회사 생활을 포함한 제 인간관계의 주요 지침으로 자리 잡았어요.
“내가 모르는 맥락이 있겠구나”하고 감싸안는 범위가 넓어지면 마음에서 거부하는 일들이 줄고, 덜 억울해지더라고요.
|
|
|
그럼에도 경력이나 심리적인 면에서 큰 타격을 줄 만한 상황일 때는 억울함을 표현하는 용기와 기술도 중요한 것 같아요(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나기가 보탤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다만 내 주장을 해도 되겠다는 특정 기점을 정의하려면 주관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사회적 감각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오랜 기간 쌓아 올린 사회생활 경험이 있어야겠죠.
회사 생활을 연극에 빗대보자는 마음이 편치는 않아요. 내 마음 좋자고 사람을 덜 진심으로 대하다 보면, 돈이나 안락함 같은 물질적인 가치가 우위에 서는 사회가 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마음의 불편을 감수하며 가치 충돌과 싸우고, 진실된 나를 밀고 나가는 이상주의자들이 많을수록 인간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
|
그래서, 저는 억울하다고 해서 이상주의자인 저를 탓하지 않기로 했어요.
다만 지칠 때는 감사하는 마음을 떠올리려고요! 내 삶에 있어 준
도덕적이고, 측은지심 있으며, 온화한 어른들 덕분에
내가 이상을 간직한 어른으로 자라올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으로요!
-에디터 나기🌙 |
|
|
북플래터 에디터랑 교환독서 할 사람?
사실은 그저 그랬던 책인데, 다른 사람과 얘기하다 보면 그 책이 갑자기 재밌게 느껴진 적이 많아요. ‘어, 이런 생각도 있네? 신기하다-’ 싶은 마음이죠.
책이 타인의 삶을 경험하는 매체라면,
교환독서를 통해 그 삶을 여러 시각에서 볼 수 있을 거예요.
* 대상 도서 *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
📗모순, 양귀자
📗세계의 호수, 정용준
📗어린이의 세계, 김소영
* 교환 독서 안내문 *
모집 인원: 5명
일정: 9/12-9/28
1. 참여자에게 북플래터에서 도서를 발송해드려요.
2. 참여하는 북플러는 독서 후 메모를 남겨서 다시 책을 보내주세요.
3. 도서 회수 후 에디터 2명이 돌려 읽으며 메모를 추가해요.
4. 메모가 쌓인 책을 북플러에게 다시 돌려드려요.
*상세 안내는 추후 전달 예정이에요.
* 참여 방법 *
。금액 : 15,000 (보증금으로, 독서 회수 시 다시 돌려드려요) 。신청 방법: 아래 폼을 통해 접수해주세요 。신청 기한: -9월 13일 토요일
|
|
|
bookplatter.letter@gmail.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