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껏 골라 먹는 북플래터🍽️
시선이 머무는 책으로 북플러님의 북플래터를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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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박지원, 박홍규, 사이드웨이
인문학/독서/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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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제가 살아가는 데에 또는 제가 어떤 곤경에 빠졌을 때 직접 무슨 도움을 주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독서가 제게 미친 어떤 영혼의 힘 같은 걸 항상 느끼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행위가 없었더라면 제가 과연 어떤 사람이 되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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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나날들이 쌓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독서의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대체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인생을 바꾼 단 하나의 책, 하나의 문장 같은 것은 찾지 못했지만, 제가 지금껏 읽었던 것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보다 훨씬 위태로운 사람이었겠죠. 이렇게 독서가 제게 미친 ‘영혼의 힘’ 같은 것을 느낄 때면 말 그대로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내내 읽다가 늙고 싶다.
책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작가이자 출판인인 ‘박지원’이 묻고,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박홍규’가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는 대담집입니다. 박홍규 교수는 150권이 넘는 책을 쓰고 옮겼는데요. <오리엔탈리즘> <감시와 처벌>의 번역가로도 잘 알려져 계신 분이죠. 고독, 독서, 인간 그리고 사회. 크게 4가지 주제로 구성되어있는 이 책은 박홍규 교수가 한 평생 읽고 사유했던 흔적의 정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밀도 있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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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과 특별함
그중 제 마음에 닿았던 건 바로 ‘평범함’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내내 이런 말을 반복해요. ‘저는 별것도 아니고, 대단히 특별하지도 않은 사람이니, 저의 이야기를 무슨 진리처럼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그냥 평범한 재능에 99퍼센트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지는 거 있죠.' 20세기 가장 훌륭한 번역서에 선정된 10권 중 두 권이나 번역했고, 자신이 속한 집단의 부조리함에 분노하며 내부 고발을 하는 등 보통 사람은 보이기 힘든 행보를 보였는데도요. 저자는 평범함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보기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자기가 시시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지나친 자기 존대랄까요. 자기 스스로 자기를 높이고 내세우는 그런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건 우리가 너무 업신여김을 당하고 자기 존재의 가치를 무시당하는 사회에 살았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그래서 내가 나를 안 높이면 안 된다는 의식이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냥 내가 아주 성실하고 진지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내 나름대로 생각도 하고 표현도 하면서 나 다운 삶을 살아가는 게 가장 멋진 삶이라는 평범한 인생관, 평범한 가치관이 너무나 부족한 것 같아요.”
“그저 평범하게 보통 사람으로, 자기 삶을 성실하고 진실하게 살겠다고 마음먹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죠.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헛된 꿈과 헛된 욕망을 자극하는 계기들이 너무나도 많고요.”
저는 항상 특별함과 평범함, 둘 중 어떤 것으로 저를 정의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은데,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며 사니까 남들과 지나치게 비교하게 되고, 제 부족한 점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금방 우울해졌거든요. 그런데 이 구절을 읽고, 저를 평범한 사람으로 정의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진지하고 진실하게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에 대해 내 의지와, 표현으로 나름의 목소리를 내면서 사는 것. 동물을 사랑한다면, 하루하루 비건식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육식을 포기하고자 하는 자세. 그것이 곧 두 발을 내딛고 사는 삶이며 하루하루의 투쟁이 아닐까요? 멀리서 봤을 때는 평범하지만, 또 감히 업신여기며 ‘평범하다.’라고 내뱉을 수는 없는, 매일매일 자신만의 실천이 있는 삶!✨ 북플러님도 저도, 평범하고 고독하고 단단하게,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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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완벽하게 가려는 욕심들은 결국 나를 무수한 완벽에서 추방시켰다. 허접스러움을 묵인할 때 실행력이 생기고, 스타트가 있어야 진행도 된다는 걸 배우고 있다.
모자람은 꽤 괜찮은 친구다. 나를 거장으로 만들어 주진 못해도 거장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아마추어로는 만들어 주니 말이다.
- 젊은 ADHD의 슬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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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을 순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 (2)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시작하지만 끝마치기 어렵다 (3) 정밀한 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
이 중 북플러님이 [예]를 누를만한 문항이 있나요? 앞선 질문들은 성인 ADHD 진단 테스트(약식)의 질문들 중 하나입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성인의 약 4%가 ADHD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ADHD를 가진 성인 4명 중 1명만 치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ADHD의 증상이 단순 주의력이나 개인 성향의 문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렇듯 진단이 늦어진 ADHD 환자들은 자신의 병명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질환으로 인한 실수조차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며 일상 속 수난을 겪기도 해요. 저자의 학창 시절, 일상 속에서 부족하다고 여겨졌던 부분 역시 사실 ADHD의 특징 중 하나였죠.
번뜩이든 창의력과 퍼주는 사랑. 하지만 성실에서 한 발짝 떨어진 학창시절, 충동구매와 성취를 경험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들까지.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장점, 그리고 늘 지적받던 단점들이 ADHD에서 기인한 것을 알아가며 여러 단계를 거쳐 자신의 질환을 받아들여 이해하는 과정을 그렸어요.
미처 몰랐던 나의 약한 면을 발견하고, 이를 안고 끊임없이 투쟁하는 작가의 용기 있는 고백이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작가의 말대로 '모자람은 꽤 괜찮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는 말을 믿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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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
브런치는 포털 사이트 다음의 글쓰기 서비스인데요. 매년 하반기에 있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글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선보여졌어요. 수상작은 출판사를 통해 종이책, 전자책으로 발간되는 엄청난 혜택이 있거든요✨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90년대생이 온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등 많은 책이 브런치를 통해 발간됐죠.
<젊은 ADHD의 슬픔>은 제 8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탄 작품이에요. 올해 브런치북 수상작은 어떤 작품이 될까요? 어쩌면 북플러님 주변에서 나올 수도!?̀⁽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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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외로운 선택 김현수 외 5인, 북하우스
일반교양/사회문제/시사/복지/청년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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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청년이 자살하는 곳에선 어떤 세대도 온전히 행복할 수 없습니다. 가족 구성원으로, 친구로, 동료 시민으로, 또 같은 인간으로 우리는 모두 연결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다름 아닌 바로 당신의 일입니다.
-가장 외로운 선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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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자꾸만 자살하는 나라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한 명의 청년이 성장하기 위해선 온 나라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가장 외로운 선택 中
북플러님, '오은영의 금쪽상담소'라는 TV 프로그램을 아시나요?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출연자들의 심리적 고민을 상담해주고 적절한 공감과 조언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인데요. 이런 정신 건강 관련 콘텐츠들이 어느 때보다 큰 지지를 얻고 있어요. 사회적 차원에서도 우리가 면밀히 들여다봐야 할 이슈는 '청년 자살' 문제에요. 근 몇년간 다양한 지표들이 우리나라가 '청년이 자꾸만 자살하는 나라' 라는 경종을 울리고 있거든요.🔔🔔
<가장 외로운 선택>은 청년 자살을 주의 깊이 들여다보고 개선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모인 6인의 직업인들이 (정신건강의학자, 인류학자, 보건학자, 사회복지학자, 상담사, 사회역학자) 청년 자살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언한 책이에요. 청년 자살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와 어떤 해결방안이 필요할지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북플러님에게 소개해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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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이 사회적 문제인 이유
청년 자살을 논하기 전에, 자살이 왜 개인적 문제만이 아닌 사회적 문제인지부터 짚어볼까요? 자살에는 사회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 두 가지가 모두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해요. 정신 건강 및 자살의 문제는 개인의 심리적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사회적인 문제에요. 한 사회의 자살률은 10만명 중에 몇 명이 자살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각 사회의 특성에 따라서 차이를 보이거든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살은 매우 인간적인 행위라는 점이에요. 자살은 인간 외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밝혀져 있는데, 생명을 존속하려는 진화론적인 본성을 거스르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인간의 행위에는 '의미 부여'의 과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생화학적 명령을 넘어선다고 말했어요. 이를 자살에 대한 이해에 적용시키면, 과연 한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가 그 사람이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도록 허용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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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외로운 선택>의 3장을 쓴 장숙랑 중앙대 간호학과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들이 자살에 대해 상대적으로 허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해요. 이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다른 나라 청년에 비해 자살을 수용적으로 인식하고 자살을 이해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해요.
또한, 통계청의 '2020 사망원인통계 에 따르면, 20대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자살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다고 해요. 2020년의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자 수는 2019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20대의 자살률은 12.8%로 가장 많이 증가했어요. 매년 상당수의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자살 시도를 하고, 특히 청년의 자살이 증가한다면 사회적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청년들의 삶의 근간을 고려한 거시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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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고용, 주거에 대한 정책이 최근 10년을 전후해서 생겨났지만 청년들을 위한 복지 정책은 거의 없었습니다. 청년들은 가난하지도 않고, 삶의 위기에 빠질 상황도 없다고 보았던 것일까요? 아니면 청년들의 가난과 삶의 위기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고, 이것을 이겨내는 것 또한 너무 당연한 것이라 여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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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영상 출처: 연합뉴스
청년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정책 필요
청년들을 위한 복지정책, 효율적인 주거 및 일자리 정책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에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나마 복지부에서 MindLink라는 사업을 실행하긴 했지만, 청년 복지에 대한 일관된 정책은 없었어요. 청년기본법 역시 2014년에서야 첫 법안이 제출되었는데요. 청년 발전계획 수립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담은 법안이지만 담당 부처가 모호해 비효율적이라고 비판받고 있어요. 부처간 협력, 실무적 합의, 청년 연령대를 어떻게 정의할지 등에 대한 합의가 필요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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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영상 출처: YTN news
가장 절실한 건 세대 차이 극복
<가장 외로운 선택> 저자 김현수 정신건강의학자는 청년층에 대한 기성 세대의 이해 부족이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봐요. 기성 세대는 '신체적 고통', '배고픔', '생존'의 문제에서 고통을 경험했다면, 지금의 청년 세대는 '내적 고통', '외로움', '삶의 의미'와 같은 마음의 문제에서 더 큰 고통을 경험해요. 🤐
김현수 정신의학자는 시대적으로 재정의된 청년 고통에 대한 공감 없이 접근하는 정책은 오류로 가득하다고 말해요. 청년 자살 문제에 사회적 구조의 영향이 크다고 이해하기보다는 개인의 노력, 개별 가족의 능력 부족으로만 간주되다 보니, 더 자신을 착취하고 심리적 증오와 애증 속에 살아가는 청년들이 많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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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사회가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청년만 행복한 사회는 없습니다만, 청년이 행복하지 않다면 당신의 노년 역시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 자살에 대해 보다 사회구조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책, <가장 외로운 선택>. 정책적 차원에서의 접근도 필요하지만, 자살을 개인적인 문제나 정신질환의 일부로만 바라보는 관점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청년 정신건강을 위한 정책들이 필요하다는 경각심도 들고요. 청년 정책은 일자리, 주거, 경제, 양성평등 등 다양한 분야에 녹아들어가 있어야 해요. 국가와 사회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있는지 저도 앞으로 좀 더 관심갖고 지켜보기로 했어요.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는 게 아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회를 꿈꾸면서요. 북플러님, <가장 외로운 선택>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으실래요?👐
- 에디터 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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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PLATTER's BEHIN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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