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고양이 ‘체키’가 배달하는 북레터, ‘체킷’. 더이상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어떤 책을 읽을지 몰라 헤맬 필요 없을 거예요. 오늘 책은 지난 25호에 남겨주신 '2021년이 가기 전 읽고 싶은 체킷 친구들의 추천 책'으로 구성됐어요🎁 체킷 팁: 이미지 클릭 시 이동해요😺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오늘의 책 캐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우연과 사랑 그 사이에서 #퀴어문학 #여성서사 #원작소설 그럼에도 캐롤은 그 누구도 아닌 여전히 캐롤이며, 앞으로도 캐롤일 것이다. 두 사람은 천 개의 도시, 천 개의 집, 천 개의 외국 땅에서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천국이든 지옥이든 같이 갈 것이다. 인생에서 딱 한 번, 나를 진정으로 알아주는 강렬한 사랑을 만났을 때 이 사람을 피할 수 있을까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그런 사랑을 찾는다면 마치 영화처럼 기꺼이 모든 것을 내던지고 온전히 사랑에만 집중할 수 있을 거예요. 크리스마스를 앞둔 마지막 금요일, 프랑켄 백화점에서 인형 판매원으로 일하는 테레즈는 자신이 좋아하던 기차 세트 앞에 선 캐롤과 눈이 마주쳐요. 하루에도 몇 번씩 경험하는 우연이지만 둘은 영화 같은 강렬한 끌림을 경험해요. 먼발치서 바라만 보는 테레즈와 달리 성큼성큼 우연의 중심부로 다가가는 캐롤. 둘은 자신을 소유하는 남자들에게서 해방돼 산책을 하고, 술을 마시고 여행을 떠나며 처음 만난 우연을 마지막 사랑으로 바꾸게 돼요.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던 1950년대,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다룬 이 소설은 동성애를 터부시하지 않고 테레즈와 캐롤의 감정, 그리고 이를 둘러싼 인물과 사회를 그리며 당시 성소수자가 겪는 현실을 그대로 그려내요. 하지만 성소수자의 사랑이라는 점을 특별히 부각하지 않고 두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테레즈와 캐롤의 보편적 ‘사랑’을 곱씹게 만들어요. 영화처럼 피할 수 없는 우연을 꿈꾸고, 운 좋게도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끌림을 마주하기도 하는 우리들. 만약 다음번에 그런 우연이 다가오면 사랑으로 만들거예요. 놓치지 않고 온전히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요. ![]() 캐롤, CAROL 6개의 아카데미 상 후보에 오른 이 작품. 소설이 활자로 테레즈의 혼란스러움과 깊은 애정, 캐롤의 변덕스러움과 사랑을 다뤘다면, 영화는 배우 케이트 윈슬렛의 뇌세적 눈빛, 1950년대 풍경을 생생하게 담으며 둘의 모든 감정을 스크린에서 표현했어요. 차가워진 겨울밤, 모든 장면에 곳곳이 묻어난 사랑을 같이 느껴보시길 추천드려요. 🎞️같이 보면 좋은 영화🎞️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고요나 과장(33)의 재난 여행기 #회사원의삶 #재난여행 #아시아인최초대거상수상 이제 요나는 그녀가 상상한 비행기 안에 있었다. 담요를 목까지 끌어 올리고 각진 모서리가 없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저 아래는 점. 점. 점. 박힌 불빛들로 모자이크 처리가 된 것 같았다. 위에서 보니, 도시는 이미 포화 상태였다. 고도비만인 도시를, 그 안에 있을 때는 당연하게만 여겼다. 이렇게 거리를 두고 내려다보니, 모든 게 다 별거 아닌 듯 보였다. 밤 비행기는 순항 중이었다. -밤의 여행자들 中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한 해였죠. 여행을
좋아하는 체키 친구들이라면 각자 마음속에 간직한 여행지들이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재난 여행’이라는 조금 특별한 여행을 소개할게요. 재난이 일어난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데요, 어떨 것 같나요? ‘밤의 여행자들’ 속
주인공 ‘고요나’ 과장은 재난 전문 여행사 ‘정글’의 10년 차 프로그래머예요. 언제부터인지 그녀는 회사 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밀려나는 느낌을 받고,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요. 결국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못 이기고 휴직계를 낸 그녀는 상품 가치가
떨어진 재난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해 문제점을 분석해오라는 휴가 대체 미션을 받고, 베트남에 있는 ‘무이’ 라는 재난 지역에 여행을 가게 돼요. 이 책은 ‘재난 여행’ 프로그램과 이를 운영하는 회사 ‘정글’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통해 자본주의라는 큰 체제하에서, 혹은 이윤만을 추구하는 회사의 시스템 속에서 개개인의 감수성이 어떻게 훼손되는지를 보여줘요. 누군가의 존엄성이 아니라 쓸모로 가치가 평가되고 누군가의 재난이나 죽음마저 상품화시키는 자본주의 사회의 단면이 잘 묘사되어 있어요. 자신을 포함한 소수자들을 도태시키는 자본의 어두운 면을 보게 되는 ‘고요나’의 여행기가 왠지 모르게 등골을 서늘하게 해요. 거대한 자본의 유영과 급변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각자의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는 어쩌면 ‘밤의 여행자들’인지도 모르겠어요. 때로는 그 안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럴수록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어요. 😺: 윤고은 작가는 미국에서 허리케인이 발생한 곳에 사람들이 재난 여행을 갔다는 짤막한 기사를 보고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영감을 기록하고, 하나의 완성된 에피소드로 만들 수 있는 그녀의 재치가 놀라울 따름.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오늘 밤, 무슨 꿈을 꾸고 싶나요? #판타지 #꿈 #어른이들을위한동화 저는 꿈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이 질문을 떠올려요. ‘사람은 왜 잠을
자고 꿈을 꾸는가?’ 그건 바로, 모든 사람은 불완전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리석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 제자처럼 앞만 보고 사는 사람이든, 두 번째 제자처럼 과거에만 연연하는 사람이든, 누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죠. 그렇기 때문에 시간의 신은 세 번째 제자에게 잠든 시간을 맡겨서 그들을 돕게 한
거예요. -달러구트 꿈 백화점 中 꿈속에서는 현실에서 불가능했던 일들이 흥미진진하게 일어나기도 하고, 걱정했던 일들이 악몽으로 펼쳐지기도 해요. 대부분 잠에서 깨어나자 마자 무슨 내용의 꿈이었는지 잊어버리곤 하지만, 어떤 꿈은 너무 강렬해서 감정만은 또렷하게 남죠. 그런데 만약 내가 주문한 대로 꿈을 꿀 수 있다면 어떨까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는 자신이 오늘 밤 꿀 꿈을 정할 수 있어요.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범고래가 되는 꿈,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꿈, 죽은 사람이 나오는 꿈 등등 다양한 꿈이 상품이자 작품으로 제작되고, 손님들에게 판매돼요. 프로이트가 꿈에 대해 연구한 책인 ‘꿈의 해석’에 따르면, 꿈은 무의식에 잠들어 있던 소원이 충족되고 싶어서 잔뜩 변장하고 나타나는, 현실과 다른 무대라고 해요. 즉 꿈에는 우리의 은밀한 내면이 드러나는 것이죠. 누군가에게는 눈 뜨면 잊힐 무의식이 될 수도 있고, 소중한 이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되기도 하고, 트라우마를 마주하여 맞설 기회가 될 수도 있답니다. 오늘 우리의 무의식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어떤 꿈을 고를지 궁금하지 않나요? 체키는 '2021 책 랭킹'을 기획 중!!💌 여러분이 2021년 한 해,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체킷🐾 에디터들의 한 마디- 민트🌱: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듯이, 사소한 것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고 믿는 사람. 체킷에 제가 가진 글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을게요.
초코🍫: 현실과 이상 사이를 열심히 좁혀가는 낙천주의자. 넘쳐나는 책들 속에서 길을 잃은 친구들에게 체킷이 이정표가 되어줄게요.
봉봉🍭: 극강의 I형 인간. 체키와 함께 당신이 찾던 모든 책을 소개해 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