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껏 골라 먹는 북플래터🍽️
시선이 머무는 책으로
북플러님만의 북플래터를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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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래터 큐레이션 특집
<월간북플 6월호_'푸릇푸릇함이 가득한 책'>
한 달 만에 다시 돌아온 월간북플! 6월호의 주제는 여름의 계절을 닮은 '푸릇푸릇함이 가득한 책'🌿이에요. 북플러들의 여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이번 호에서는 완연한 여름을 닮은 표지의 시집, 여름의 색채를 가득 입힌 뜨겁고 시큰한 로맨스, 인생의 여름에서 만난 애틋한 인연을 회상하는 단편소설집을 준비했어요. 다양한 책만큼이나 다채로운 책 취향을 가진 우리 북플러들이 여름을 잘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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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창비
시집/여름/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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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나를 잃어버리기 위해 걸었다. 나는 언덕의 기분을 살폈다. 여름은 모든 것을 불태우기 위해 존재하는 계절이라는 사실도 모르지 않았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토끼일까. 나는 무수한 언덕 가운데 왜 하필 이곳이어야 했는지를 생각했다. 가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어떤 시간은 반으로 접힌다. 펼쳐보면 다른 풍경이 되어 있었다.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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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러님도 혹시 시가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시를 읽고 싶은데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질까 곰곰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 때 시를 배운 방법의 영향이 제일 큰 것 같더라구요. 문장 하나 하나 분석하고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시를 봐야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오늘은 이 시집에서 마음에 드는 한 문장, 심지어 표현 하나만 건져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요.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은 여름, 언덕, 꽃다발,나무, 숲, 호수처럼 자연적이고 일상적인 언어로 가득해요. 푸릇한 표지만큼, 여름! 🍧 하면 밝고 희망 가득 찬 것들이 떠오르는데, 사실 이 책은 밝은 여름 이면에 있는 슬픔을 담담히 이야기해요. 그래서인지 여름의 장면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이나 쓸쓸함 같은 것들이 더욱 극적으로 느껴지고, 이런 표현들 덕분에 감정이 더욱 잘 와닿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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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희연 시인은 스스로를 '단어 생활자'라고 부를 만큼 일상적인 단어 러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책에서 현재의 내 모습을 견딜 수 없어 괴로운 마음을🥲 '온 풍경이 나의 절망을 돕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요, 😶🌫️상처에 길들여진 사람을 보고 '싱그러운 꽃다발을 보고도 메마른 시간을 떠올릴 것'이라고 걱정을 표현해요. 많은 문장들 중에서 작년 여름에 밑줄을 치고, 올해 여름에도 또 한 번 간직하고 싶을 만큼 좋았던 문장 하나를 소개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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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세는 단위를 그루라 부르기로 했다
눈앞에 너무 많은 나무가 있으니 영원에 가까운 헤아림이 가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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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마냥 찬란하기만 한 여름 나무 앞의 깊은 슬픔이 느껴져서 한동안 여운이 오래 남았어요. 물론 시에서는 소설처럼 시인이 왜 그만큼 슬펐는지 맥락을 자세히 설명하진 않지만, 읽기만 해도 담담히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었죠. 아마 이게 시의 매력이지 않을까요? 🫣
그러니 긴 글조차 읽기 싫어지는 여름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싶다면 시집을 펼쳐 🌿가볍게 한 문장만이라도 골라보세요. 단번에 이해할 수 없어 여러 번 곱씹게 되더라도 그만큼 내 마음에 오래 남을 인생 문장 하나를 발견하길, 🖌📔필사를 하시는 북플러라면 노트에 문장을 옮겨 적어보는 것도 재밌을 거예요 ! ✨
-에디터 쏘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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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도서출판 잔
영미소설/로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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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전부 기억한다면, 정말로 나와 같다면 내일 떠나기 전에, 택시 문을 닫기 전에, 이미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이 삶에 더이상 할 말이 남아 있지 않을 때, 장난으로도 좋고 나중에 불현듯 생각나서라도 좋아요,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을 테니까, 나를 돌아보고 얼굴을 보고 나를 당신의 이름으로 불러 줘요.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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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을 앞두고 꼭 꺼내보고 싶어지는 책이나 영화, 드라마들이 있죠. 더위를 싫어하는 사람조차도 여름이 낭만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일 거예요. 열병 같은 첫사랑, 청춘, 태양, 열기, 수영, 여행 … 이 모든 것들이 들어간, 그야말로 푸른 감성 충전소 같아요.🏊☀️🎇
이탈리아 해안가 마을 별장에서 가족과 지내던 ‘엘리오’는 여름 방학 동안 아버지 일을 도우며 머물게 된 ‘올리버’를 만나고 사랑의 감정을 알아가는데요. 작가는 '엘리오'의 시선에 초점을 맞춰 사랑에 빠진 이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묘사했어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마음, 말 한마디에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모습, 감정을 드러낼 때의 두려움과 불안 등. 여름처럼 푸르른 문장들 속에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 여러 모양으로 담겨 있어, 읽으면서 마음이 시큰하고 뜨거운 감정들로 울렁이는 것 같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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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있으면 달래고 불꽃이 있으면 끄지 말고 잔혹하게 대하지 마라. (중략) 무엇도 느끼면 안 되니까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 건 시간 낭비야!
두 사람이 그 해 여름 나눈 사랑만큼 인상깊었던 건 올리버를 떠나보낸 엘리오에게 아버지가 해 주는 조언이었는데요. 그는 엘리오에게 이별의 슬픔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 사랑을 설렘을 느끼는 것 만큼이나 소중한 일임을 말하죠. 감정을 쉽게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소화해낼때 사람은 진정으로 성숙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 부분이 더욱 와 닿았어요😌
지금보다 더 어릴 때의 저를 조금은 더 성숙하게 만들어 준 수많은 감정들과 그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소설이었어요. 아련하고 씁쓸한 감정까지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마음이 푸르른 어른이 되고 싶은 요즘, 다시 꺼내읽는 이 책을 북플러님께도 추천드려요💚
- 에디터 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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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2018년 국내에서 개봉했었다는 사실, 이미 많은 북플러들이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마치 작은 휴양지같은 이탈리아 마을의 분위기와 티모시 샬라메를 비롯한 각종 배우들의 연기, 감성적인 배경 음악 등 모든 요소들이 그야말로 여름의 감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영화에요. 아직 안 본 북플러들이 있다면 올 여름에 꺼내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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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빌라 백수린, 문학동네
소설/단편/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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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언니와 나눈 대화는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나에게 일깨워 주었다.
그러니까, 어떤 이와 주고받는 말들은 아름다운 음악처럼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대화를 나누는 존재들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세계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 여름의 빌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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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빌라>는 나의 세계를 흔들었던 사람과 함께한 시절의 애틋함을 회상하는 단편 소설집이에요. 나를 변하게 했고, 변하고 싶게 만들었던 사람과의 시간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그 계절의 온도, 습도, 냄새와 함께 떠오르며 애틋함을 자아내죠.✨
여름의 끝나지 않을 듯한 강렬함도 어느새 서늘한 바람과 함께 지나가는 것처럼, 영원할 줄 알았던 인연도 뜻하지 않은 일로 어긋나 멀어지곤 해요. 그래서인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오히려 슬퍼지는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 만난 언니와의 추억, 재개발 지역에서 사귄 친구들과 정든 동네와의 이별, 돌아가신 할머니의 아름답고 사적인 사랑, 이혼한 엄마와 딸의 관계 등. 이 책의 단편은 가까워지다가도 멀어지고, 아득히 멀어졌다가도 시간이 지나 다시 애틋해지는 인간 관계에 관해 이야기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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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타인과 연결되면서 작은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나'는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그 비좁은 자리로 되돌아가 버린 걸까?
안전지대에 머무르고 싶다는 유혹을 포기하고 타인을 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이별의 슬픔은 비단 한 사람을 잃어버리게 되는 데에만 있지 않을 것이다. 드넓었던 나의 세계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순식간에 줄어들어 버리는 데에서 오는 고통.
-백수린 작가의 해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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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나에게 용기와 힘을 주었던 사람이 어느새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어버릴 때가 있죠. 서로의 마음의 온도가 맞지 않아 멀어지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누군가와의 연결로 넓어진 세상에 덩그러니 놓여 지나간 인연을 씁쓸해하기보다는 그 시절에 감사하고 싶어요.
가슴 한편이 아리겠지만 결국 소중한 인연들은 나의 삶의 미세한 결이 되어 언제나 내 곁에 있을 테니까요.💚 이 책의 단편 <흑설탕 캔디>의 할머니가 손녀의 꿈속에서 주먹에 꼭 쥐고 있던 흑설탕 캔디🍬처럼, 내가 그때의 기억을 꼭 쥐고 잊지 않는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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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아주 특별한 동네 책방이 있어 북플러들에게도 소개하려고 해요. 바로 성수의 '닐스(NYLS)' 라는 동네 책방인데요. 닐스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독서를 할 수 있는 곳이에요! '아, 동네에 이런 책방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로망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곳이죠.
음식은 물론이고 사랑을 주제로 하는 독서 모임이나 영화 속에 나온 음식을 같이 먹어보는 모임처럼 소소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맛있는 것도 먹고 책도 읽으면서 편안하게 독서 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보길 바라요!
(북플래터는 언제나 북플러님의 독서 생활을 응원해요 💪😚)
(사진 출처: 닐스 인스타그램 @nyls_bookst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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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platter.let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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