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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현대지성
미래학/미디어/사회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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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감기는 시대적 필연이라 불러야 했다.
사람들의 욕구가 기술을 진화시키고, 기술 진화가 다시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킨다.
그 과정에서 생긴 빨리 감기 시청, 건너뛰기 습관은 '가급적 적은 자원으로 이윤을 최대화하려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거의 절대적 정의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
빨리 감기가 어떻게 필연성을 획득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했다. 다만 그래도 역시 의문이 남는다.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 일까?
-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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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러님은 영상을 볼 때 배속이나 10초 넘김 버튼을 애용하나요? 저는 호흡이 중요한 영화나 드라마는 원래 속도대로, 정보성 유튜브나 킬링타임용 영상은 빨리 감기를 자주 이용해요. 빨리 다 보고 반응 찾아보고 싶은데 너무 많이 남았을 때, 시간도 없고 시청하는 것도 에너지가 드니까 그렇게 보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넷플릭스의 <셀러브리티>를 그런 마음으로 보았고요.
책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에서는 이런 현상이 흔해진 이유가 더 이상 콘텐츠가 감상의 개념이 아니라 소비의 개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요. '감상'의 목적은 작품을 보는 것 그 자체이고, '소비'는 실리적인 목적을 갖고 있어요. 제가 언급했던 것처럼, '화제를 따라가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보고 싶어서' 작품을 보는 행위가 '소비'인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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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목적은 행위 자체이다. 모티브나 테마가 숭고한지, 예술성이 높은지 어떤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작품을 접하고, 음미하고, 몰두하는 것만으로 독립적인 기쁨과 희열을 느낀다면 '감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에는 다른 실리적인 목적이 수반된다. (...) 식사에 비유하면 '감상'은 식사 자체를 즐기는 것이고, '소비'는 영양을 계획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혹은 근육을 키우기 위해 먹는 것을 말한다.
-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中
드라마에서 일상 대화가 나오는 부분은 아예 스킵하는 사람, 영화의 중간은 건너뛰고 초반부와 결말만 시청하는 사람 등 '콘텐츠 빨리 감기' 현상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런 시청 습관이 현대 사회에서 나타난 이유와 배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요. 저자가 분석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1) 봐야 할 작품이 너무 많다
2) 시간에도 가성비를 따진다
3) 대사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영상 작품이 증가했다
각종 OTT의 등장으로 어디서나 값싸게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공급 과잉'의 시대에, '유행하는 것'을 모두 감상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들어요. "가뜩이나 봐야 할 것도 많은데, 16화를 다 보고 있을 순 없어!" 생각하며 드라마 20분 요약을 시청하거나 대사가 없는 부분은 건너뛰며 콘텐츠의 내용을 흡수해요. '감상'이 아닌, '정보 수집'이라는 소비의 목적으로요. 요즘 영상물은 배우의 표정으로 슬픔을 드러내기보다는 "슬프다"고 직접적인 대사로 감정을 표현해 주니까 굳이 연출을 읽어내거나 감상할 필요가 없어지죠. 그러니까 공백의 부분은 건너뛰어도 무방하고요.
저자의 분석을 읽으니, 빨리 감기 소비 습관은 바쁘디바쁜 현대 사회 속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작정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기보다는, 콘텐츠 과잉 시대에 나만의 소비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아요.
일본 책이지만,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인기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전체적인 사회 문화적 상황이 한국과 상당히 유사해 재미있게 읽었어요. 콘텐츠 소비에 욕심이 많은 북플러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을 거예요.
- 에디터 란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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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 자기 앞의 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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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러님은 슬픈 결말에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 저는 책에 나오는 주인공 모모가 자기 삶에 닥친 처참하고 외로운 상황에도 희망과 사랑의 조각들을 발견해 내는 모습을 보면서 '가능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열네 살 소년 모모는 얼굴도 모르는 부모에게 버려진 채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의 7층에 사는 로자 아주머니에게 맡겨져요. 모모가 사는 곳의 배경은 1970년대 프랑스의 빈민가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프랑스 사회에서 소외받은 아랍인, 유태인들이죠. 이렇듯 자기 앞의 생은 1장부터 31장까지 쭉 모모가 처한 불안정하고 외로운 일상을 그려내요.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로자 아주머니도 결국 돌아가시는 엔딩을 맞지만 그럴수록 모모는 더욱 삶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확신하는 모습을 보이죠. (어떻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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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우리는 아름답고 슬프고 그러나 우스꽝스럽기도 한 생과 사의 기로에서, 나 자신만을 증거 삼은 채 사랑해야 한다."
- 자기 앞의 생 中
💜 삶은 아이러니
어쩌면 모모가 힘든 삶을 너무도 잘 알았기 때문에 행복도 더 선명하게 감각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해요. 행복하기만 한 삶은 행복이 늘 일상처럼 있어서 더 큰 행복, 큰 행복을 원하지만 모모는 자신에게 건넨 작은 호의 하나에도 크게 행복할 줄 알았죠. 물론 모모도 로자 아주머니가 죽어갈 때 고통을 느꼈지만 그때 떠올렸던 건 로자 아주머니가 평소에 '사랑'했던 방이나 아주머니와의 추억 같은 거였어요.
책 중간중간에는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감정인 '두려움'이나 '외로움'에 대한 인식을 모모 식으로 새롭게 해석한 문장들이 계속 등장해요. 자기 앞의 생을 헤쳐나간 모모의 지혜가 더 궁금한 북플러들은 꼭 책을 읽어보길 추천할게요!
- 에디터 쏘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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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의 북플러가 철학책을 좋아한다고 답변해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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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타자를 사랑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타자가 나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 경우, 이보다 더 비극적인 사랑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것은 비극일까?
다른 방식으로 물어보도록 하자.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도 반드시 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이것은 행복한 사랑일 수 있을까?
- 철학이 필요한 시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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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나 불안한 마음이 생길 때 우리는 철학책을 찾아요. 철학은 자신을 아끼는 사람들이 삶을 직면하고 치유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나는 왜 이러고 살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에요. 나에 대한 이해, 상대와의 관계, 사회 속에서의 나.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눈 인간적인 고민을 총 48명의 철학자의 사상을 통해 풀어내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사회적 가면을 의미하는 페르소나🎭와 사랑의 자유💞에 관한 내용이 인상 깊었는데요. 통념을 뒤집어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 좋았어요.
'사랑의 자유'에 관해 이 책의 저자는 내가 사랑하는 타인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비극이 오히려 인간을 자유롭고 황홀하게 만드는 축복이 될 수 있다고 말해요. 싫증 나서 방치된 물건과는 달리, 인간은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행복을 찾아 떠날 수 있기 때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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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지 않으려면 가면을 벗어야만 하는 걸까?
:연기를 할 땐 프로처럼🎭, 솔직해야 할 땐 맨얼굴을🙂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가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직장생활을 악착같이 버티기도 하고, 그런 삶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죠. 로마 시절 배우들이 연극무대에서 쓰고 연기했던 가면을 페르소나라고 하는데요. 우리는 페르소나를 벗고, 언제나 맨얼굴을 드러내야만 행복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들은 믿음, 충동, 욕구 혐오,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 자신이 행하는 모든 일이다. 반면에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들은 육체, 소유물, 평판, 지위,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 자신이 행하지 않는 모든 일이다.
-에픽테토스, <엥케이리디온> 中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욕구, 믿음에 따라 행하는 모든 일을 맨얼굴이라 보고, 신체 조건, 평판 등의 외부적인 요건을 가면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가면을 써야 할 때 맨얼굴을 드러내고, 솔직해야 할 때 가면을 쓰기 때문이라고 말해요.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로부터 주어진 배역에 맞는 가면을 쓰고 성실하게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솔직해야 할 때 보여 줄 맨얼굴이 부끄럽지 않도록 내적인 요소를 가꿔야 해요.
그러니 직장이나 학교에서 나답지 못한 것 같아 실망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우리는 누구나 상황에 따라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해야 하는 연극 배우여야 할 때가 있으니까요. 다만 가면 뒤에서 맨얼굴을 숨기며 외로워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솔직해도 괜찮을 순간이 오면, 가면을 벗어던지고 내게 주어진 배역을 소화하느라 흘린 땀을 시원하게 식힐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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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모티프원
북플러님, 책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공간에서의 여름 휴가 어때요? 하루 이틀 정도, 책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파주 북스테이 '모티프원'을 소개해요. 초록초록한 자연🌿과 책📚이 어우러진 이 곳에는 14,000여 권의 도서가 비치되어 있어요. 모티프원에 머무르는 누구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머무르는 곳, 책과 함께 보내는 고즈넉한 여름 휴가, 매력적이지 않나요? 지금은 8월, 9월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니 관심 있으시다면 한 번 둘러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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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platter.let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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