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껏 골라 먹는 북플래터🍽️
시선이 머무는 책으로
북플러님만의 북플래터를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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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힘 얀 칩체이스, 샤이먼 슈타인하트, 위너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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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러분은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에 샤워하지 않는가?
어리석은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인간 행동의 핵심에 다가서는 방법은 바로 이런 종류의 기본적인 질문이다.
- 관찰의 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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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얀 칩체이스는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회사의 연구원으로, 그의 일은 바로바로 !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에요 👀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경험하고, (부럽다…) 관찰한 것을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분석하죠. <관찰의 힘>에서는 저자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주목하는 일상의 부분을 자세한 사례와 함께 짚어줘요. 휴대폰이나 지갑 등, 우리가 매일 들고 다니는 소지품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사람을 파악할 때 그 사람의 냉장고를 보는 게 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지 등... 관찰의 대가가 세상을 보는 시선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에요. 예시만으로도 아주 흥미롭지 않나요!
그중 가장 간단하게 일상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한계치 프레임워크예요.
조금 뜬금없는 질문을 해볼까요? 북플러님은 지금 북플래터를 보고 있는 이 순간, 왜 아무것도 먹고 있지 않나요? 답은 너무나 간단하겠죠. 정말 맛없는 음식이라도 주워 먹지 않고서는 1초라도 견딜 수 없을 만큼 배고프지는 않으니까! 즉 배고픔의 최저 한계치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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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볼게요. 배고픔의 최저 한계치는 ‘너무 배가 고파서 무엇을 먹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 상태’이고, 최고 한계치는 ‘너무 배가 불러서 음식 생각만 해도 토할 것 같은 상태’에요. 이 두 한계치 사이의 공간이 comfort zone / 기본값이고, 사람들은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요.
이 한계치는 상황과 문화에 따라 변화할 수 있어요. 방금 점심을 배터지게 먹고 왔는데도, 옆자리 동료가 건네는 생일 케이크는 거절할 수 없죠. 명절 때 배를 떵떵 두드리면서도 끊임없이 음식을 먹은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예요. 이렇게, 최고 한계치가 올라가는 상황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해요. 반대로 이슬람의 금식 기간에는 최저 한계치가 더 낮아지게 되는 거고요.
저자가 주목하는 건 바로 이런 상황들이에요. 인간이 어떤 경우에 컴포트 존을 벗어나는지 관찰하면, 그 나라의 문화나 사회적 합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거죠! 이 단순한 프레임 워크로 누군가가 어떤 행동을 왜 하고, 왜 하지 않는지, 나아가 인간이 다른 상황으로 넘어갈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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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관찰의 팁💡은요. 바로 '해외에 가면, 일찍 일어나라!'는 것이에요. 저자가 해외 출장을 나가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새벽에 동네를 산책하며 그곳의 아침과 함께 깨어나는 것이라고 해요. 사회의 가장 일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때가 바로 아침이라는 것이죠. 심지어는 출퇴근 지하철에 몸을 실을 것을 권유하기도 하는데요.
조사 초기에 도시를 체험하기 위해 즐겨 쓰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도시와 함께 깨어나는 것이다. 동이 트기 전에 팀원들을 모아서 적당한 동네를 찾은 다음, 상인들이 가게의 셔터를 올리고, 신문배달원들이 골목을 돌고, 주민들이 새벽 운동을 나갈 무렵, 다 같이 동네를 한 바퀴 돈다. 차나 커피, 갓 구워낸 빵 등 생필품을 사러 아침 일찍 가게로 나서는 것은 인간 사회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문화 비교에는 안성맞춤이다. 줄이 길면 오히려 더 좋다. 우리가 할 일은 사람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니까.
- 관찰의 힘 中
저도 작년 스페인에 갔을 때, 아침 9시쯤 관광지가 아닌 동네를 걸은 적이 있는데요. 그때 일기에 이렇게 적었었어요 ✍️
아침 공기라는 건 확실히 존재해. 어제의 걱정이 무색하게 걷히는 구름과 나무 사이를 비추는 햇살, 놀이터의 아이들, 등교시키는 학부모들, 도로에 가득해서 황단보도까지 침범한 차. 모든 게 너무 일상의 풍경 그 자체라 참 좋다.
이때 어렴풋이, 여행에서도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일찍 일어나 동네를 걸어보는 것이 아닐까 - ! 싶었는데, 그때의 생각이 정말 맞았나 봐요. 곧 해외여행을 떠나는 북플러라면 한 번 시도해 보는 게 어때요?🤭
<관찰의 힘>은 관찰과 분석에 대한 여러 실용적인 팁이 담겨 있어 유용하기도 했지만, ‘사람’이라는 키워드에 항상 가슴 설레는 저에게 그 자체로 너무나 두근두근한 책이었어요.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 행동의 이유를 찾는 일은 언제나 매력적인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북플러라면 저처럼 가슴 설레며 읽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역시 인간은 재밌다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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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여름의 바람과는 떨림이 다르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새로운 바람은 아니나 인간의 삶 속에서 새롭다고 생각되는 바람이다. 계절이 지나가고 있구나, 나이 듦을 감각하게 하는 바람. 그런 바람이 불면 우선 마음부터 꺼낸다.
- 아무튼, 스웨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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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조심하세요, 북플러님! 🤧
분명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꽤 따뜻했던 것 같은데, 이제 부는 바람은 여지없는 겨울바람이네요. 급격하게 추워진 덕분에 며칠 전 저는 부리나케 두툼한 겨울옷들을 꺼냈어요.
계절감에 맞는 옷을 찾아 입듯, 지금 읽기 딱! 좋은 계절감의 <아무튼, 스웨터>. 15가지 종류의 폭닥한 스웨터를 소개하며 그에 얽힌 짧은 이야기들을 녹여낸 책이에요. 저도 겨울에 스웨터와 카디건을 즐겨 입는 편이라 고민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답니다.
스웨터에 대해 논할 것이 그리 많을까🤔 했지만 작가는 생각보다 더 지독한(?) 스웨터 애호가더군요. 스웨터를 처음 꺼내게 되는 계절의 일화, 스웨터를 두르기 좋아했던 오랜 연인, ‘스웨터’라는 이름의 밴드, 크리스마스 어글리 스웨터에 얽힌 추억 등…. 보기만 해도 따뜻한 스웨터와 그것을 좋아하는 마음이 가득한 책을 넘기며, 제 마음도 이불 덮은 듯 아늑해지는 것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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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출처: Jazz is Ever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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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을 괴는 몸짓은, 턱을 괴고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는 일은 인간만이 누리는 행복이다. 인간만이 시간에 쫓기며 살기 때문이다. 속도로부터 삶을 지켜내는 순간. 정적 속에서 생각의 단추를 끼웠다 풀었다 하는 일이 인간을 잠시 짐승에서 구한다.
- 아무튼, 스웨터 中
스웨터를 좋아해서 이 책을 집어 든 것이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로 제 취향이었던 책! 추워지면 두툼한 니트를 꺼내거나 창가에서 턱을 괴는 행동처럼, 사소하게 여겨질 수 있는 일상적 소재를 특별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좋아하는 것을 깊게 파보고 기록을 남기며 생각을 확장시켜나가는 과정이 매력적이었죠. 저도 좋아하는 것을 주제삼아 하나씩 곱씹으며 글을 쓰고 싶어졌답니다. 연말을 기다리며 하기 좋은 일인 것 같아요.
많은 생각과 다짐을 하게 만드는 책도 좋지만, 이렇게 온전한 쉼을 선사하는 책은 그만의 저력이 있어요. 책에서 언급된 쳇 베이커의 트럼펫 연주🎵🎺를 레터에 담아 보았어요. 레터를 쓰는 동안도 계속해서 들었는데, 북플러님도 제가 느낀 잠깐의 아늑함을 음악과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라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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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이충녕, 도마뱀
인문/철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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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을 두고도 철학자마다 생각이 다 다르다. 합의된 의견이라는 것 자체가 애초에 철학에서는 있을 수 없다.
- 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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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철학>,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철학 베스트셀러들이에요. 철학과 인문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여러 철학 이론들을 쉽게 풀어내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죠. 하지만 여전히 철학은 제게 '가깝지만 먼 친구'😅같은 느낌이었어요.
이런 저와, 또 저와 같은 마음을 가진 분들에게 딱인 책을 발견했어요. 바로 <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에요. 총 53가지의 철학 이론을 우리의 일상에 빗대어 다가가기 쉽게 소개하고 있죠.
구독자 11만 명을 가진 유튜버이자,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해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공부한 이충녕 작가는 철학자의 이론은 어디까지나 '재료'일 뿐, 이를 소화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개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해요.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운 철학 이론들을 소화하는 것이 먼저인데, 이 책을 통해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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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는 상대방이 필요하다. 2라는 수가 충족됐다고 곧장 대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나와 상대방이 서로 멀뚱히 서 있거나, 아니면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내뱉는다면 대화는 성립되지 않는다. 진정한 대화는 나와 상대방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를 이해한다는 제3의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낼 때 이뤄진다.
- 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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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가지의 철학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이론 하나를 소개하려 해요. 바로, 숫자 '3'3️⃣이라는 수를 사랑했던 철학자, 헤겔의 이야기에요. 헤겔은 칸트와 함께 독일 근대 철학의 양대 산맥, 역사상 가장 거대한 철학 체계를 만든이로, 공산주의를 출발시킨 마르크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쳐 철학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파급력도 끼친 인물이죠.
이런 헤겔은 세상의 많은 것에 숫자 '3'에 해당하는 구조가 들어 있다고 말해요. 기독교의 삼위일체 교리, 최소한 변 3개를 가져야 만들어지는 삼각형이라는 도형, 게르만 신화에서 우주를 창조했다고 일컬어지는 오딘, 빌리, 베 삼 형제 등이 헤겔의 정신의 3단계 구조의 예시에요. 더 쉽게 설명해볼까요?
저자는 김춘수의 <꽃>을 통해 이러한 3단계 구조를 설명하고 있어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나의 정신이 그를 의식하기 전까지는 그는 그냥 '그'겠죠. 이것으로는 아무것도 시작될 수 없어요. 그런데 그의 반대편에 있는 나의 정신이 그와 만나게 되면 그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죠. 이전에는 없었던 그에 대한 나의 의식이 생겨나며, 그는 '꽃'이라는 의미를 지닌 존재로 나의 정신 안에 새롭게 피어나게 돼요. 헤겔은 무엇보다도 정신이 세상에서 가장 근원적인 것이라고 생각 했기에, 정신의 3단계 구조는 곧 세상의 가장 근원적 원리라고 불러도 손색 없을 정도로 아주 중요한 원리라고 생각했죠.
3단계 구조는 '대화'에도 적용돼요. 나와 상대방이 멀뚱히 서 있거나,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내뱉는다면 대화는 성립될 수 없어요. 진정한 대화는 나와 상대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제3의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낼 때 이루어지죠.
영어를 원어민처럼 하기는 어렵지만, 누구나 식당에서 주문할 정도로는 익힐 수 있듯, 철학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도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철학적 사고의 대상으로 확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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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러님은 홍대 자주 가시나요? 저는 예전에는 잘 안 갔었는데, 요즘은 홍대의 매력을 느껴서 종종 가곤 해요. 생각보다 더 많은 책, 음악, 전시 등 문화 관련 공간이 곳곳에 숨어 있더라고요. 그렇게 돌아다니다 최근 찾은 근사한 책 공간이 있어 소개해 드려요. 홍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작업실01'이에요.
한눈에 봐도 책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 받침대 같은 책 관련 물품과 다양한 책들이 구석구석 비치돼 있어요. 저는 한쪽에 있던 허남훈 감독과 김모아 작가의 Conte D'Automne꽁트 도톤느 : 가을 이야기라는 에세이집을 읽다 왔답니다. 새로운 책 공간에서의 우연한 책 만남을 통해 생각을 환기할 수 있었어요. 북플러님께도 기분 좋아지는 책 공간으로 방문 추천해 드려요!
📍주소
서울 마포구 홍익로2길 27-17 1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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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platter.let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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