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껏 골라 먹는 북플래터🍽️
시선이 머무는 책으로
북플러님만의 북플래터를 만들어보세요.
|
|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송희구, 서삼독
소설/회사/재테크 |
|
|
김부장은 부장 직급을 달기 전까지 대기업의 복지를 누리고 하청업체의 접대를 받으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 (…) 그런데 부장이 되고 나니 동기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기 시작한다. 늙어 죽을 때까지 나에게 월급을 따박따박 줄 것 같던 이 회사가 내 동기들을 내보내기 시작한다.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中
|
|
|
제가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현실적이었던 하이퍼리얼리즘 소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소개해요. 너무 아름답거나 괴롭지 않고,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딱 현실 그대로를 담은 이야기랍니다.
소설의 첫 번째 매력은 무한 경쟁 대기업에서 수십 년을 근속해온 전형적인 직장인 김 부장👨🏻💻이라는 인물이에요. 오랜 경력만큼 그의 역량과 성실함은 높이 사지만, 한편으로는 남의 시선을 과도하게 신경쓰고 주변인들을 끊임없이 평가해요(누군 명품백을 갖고 다니고, 누군 고급 승용차를 뽑았고 등등등). 또 가족들과 자신이 이끄는 팀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꼰대’스러운 막말을 난사하죠(솔직히 읽으면서 좀 기빨렸어요🫠).
은퇴 또는 승진의 갈림길 앞에 선 고달픈 모습에 연민을 느끼다가도 그의 막말에 완전 질려버리고, 묵직하게 느껴지는 가장의 책임감에 애틋함을 느끼기도 하며, 김부장과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다 보니 책이 끝나 버렸어요!!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그의 모습에 비슷한 성격의 주변 사람이 떠올라서인지(아빠라던가...), 저도 모르게 응원하게 된 것 같아요. |
|
|
띵…
최 부장이 전세이기를 간절히 바랐건만 자가였다. 집주인이다. 최 부장이… 꾀죄죄한 최 부장이… 나보다 훨씬 좋은 집에 산다. 몇 억이나 더 비싼 집에서. 차도, 양복도, 넥타이도, 시계도, 가방도, 구두도, 전부 내가 더 좋은 걸 하고 다니는데 정작 집은 최 부장 집이 더 좋다.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中
책을 관통하는 두 번째 매력은 부동산 투자🏠🏘️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에요. 경제 생활을 하고 있는 북플러라면 목돈 마련, 내집 장만, 개인 자산을 현명하게 운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사는 데 필요한 고민 사항들이지만, 관련 지식이 없다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사회 초년생에게는 부동산이라는 주제가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주인공 김 부장 역시도 월급을 꾸준히 저축해왔지만 부동산에 대한 지식은 전무한 상황이었는데요. 어느 날 본인과 늘 비교해온 최 부장이 고급 아파트에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요. 책에서는 김 부장이 재테크 시행착오를 거치며, 동시에 진짜 행복의 본질을 알아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요. 회사의 간판 꼰대였던 김 부장은 변할 수 있을까요?
회사에 한 명쯤은 꼭 있을 것 같은 아저씨의 이야기, 부동산 투자라는 극 현실적 주제까지. 조금씩 찌들어가는 중인 진짜 어른의 삶을 들여다 보는 듯한 이야기에 ‘그래, 이게 현실이지!’를 연발하며 읽었답니다. 또 책에 녹아 있는 부동산 투자의 과정과 현실을 읽으며 해당 주제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입문자를 위한 부동산 인사이트가 살짝 곁들여져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북플러라면 더욱 추천해요!
- 에디터 영원 🌳 |
|
|
향수 수집가의 향조 노트 ISP, 파이퍼프레스
향수/취미/자기계발 |
|
|
이 책에선 향조들을 차근차근 설명해 드려요. 어떤 재료로 향이 나는지, 재료들은 어떻게 자라고 어떻게 구하는지 함께 들여다봅니다
- 향수 수집가의 향조 노트 中
|
|
|
북플러님이 가장 좋아하는 향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저는 향수를 하나 장만하려던 참에 이 책을 발견해 바로 구매했는데요.
< 향수 수집가의 향조 노트>는 빈티지 향수를 수집하고, 향을 탐색하기 위해 꽃과 식물을 키우는 자칭 향수 덕후의 향조 사전이에요. 108가지의 향조, 즉 향이 갖는 성격에 관한 저자의 리뷰와 흥미로운 정보가 담겨있어요.
향수의 향을 소개할 때는 음표를 의미하는 노트(note)라는 단어를 빌려, 향료의 성질에 따라 향을 구분하기 위해 향조(note)라는 표현을 써요. 보통 향의 변화를 탑, 미들, 베이스로 구분해서, 탑노트에는 첫인상을 만드는 휘발성이 높은 향을 넣고, 미들노트에는 전체적인 느낌을 결정하는 중심적인 향을, 베이스노트에는 지속력이 긴 향료를 넣어 깊이감을 주죠.
이런 점에서 조향이라는 작업은 향료의 조합을 통해 순간적인 임팩트와 더불어 시간의 흐름까지도 담을 수 있어 매력적이랍니다. |
|
|
이 책에서 소개한 향조 관련 이모저모 중에 흥미로웠던 점을 몇 가지 소개할게요! |
|
|
머스크향 (p49)
대표적인 애니멀릭 향인 머스크는 짝짓기 철 사향노루의 향낭이라는 기관에서 추출. 고농도일 때 배설물 같은 향이 나지만, 저농도로 희석하면 따스하고 포근한 향이 난다. 현재 사향노루가 멸종 위기에 처해 사냥이 금지되면서 더 이상 천연 머스크 사용은 어렵고, 합성 머스크를 사용함
은방울꽃 향 (p122)
독성 때문에 자연적으로는 추출할 수 없으며, 대표적인 은방울꽃 향으로 유명한 디올의 '디오리시모'는 자신의 정원에 은방울꽃을 기르고 향을 맡으며 어떻게 이 향을 사실적으로 구현할지 고민해서 만들어낸 향이다. |
|
|
이번 주말에 쇼핑몰에 들러 우연히 친구의 추천으로 APFR브랜드의 '화이트 티'향 디퓨저를 발견하고 마음에 쏙 들었는데요. 예전 같았다면 그저 향 좋다~에 그치고 말았을 텐데, <향수 수집가의 향조 노트>를 읽고 나니 어떤 향료가 들어가서 이런 상쾌한 느낌이 나는 것인지 분석해 보는 재미가 있었답니다.
제가 이 책을 활용한 방법을 설명해 드리자면, 먼저 마음에 드는 향수나 디퓨저을 발견하면, 상세 소개 페이지를 찾아 들어가요. 그다음에는 소개 글에 나오는 생소한 향조의 이름을, 이 책에서 찾아 관련 이야기를 읽어보는 거죠. |
|
|
Pink Betiver 핑크 베티버
네팔 호텔이 생각나는데 네팔 상점에서도 맡아본 것 같은 뭔가 미스테리한 느낌. 알싸. 쿰쿰. 연하고 은은하게 난다면 포르투갈의 오래된 서점에도 어울릴 듯한 향
-조 러브스 시향지 받고 직접 기록했던 감상
저는 시향지를 받게 되면, 여러 향을 맡아보고 감상을 적어 보는 취미가 있는데요. 구체적인 향료나 향조를 모를 땐 순수하게 제가 느낀 감상을 경험과 연결 지어 스토리텔링 식으로 적은 뒤, 상세 고개 페이지에 적힌 향조노트와 비교해 보곤 했어요. 예를 들어 조 러브스의 '핑크 베티버'는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네팔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향이라 그때를 생각하면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적어봤는데요. 향에서 연상되는 지난 여행을 추억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
|
|
이처럼 향은 지난 기억을 연상하게 하는 강력한 매개체예요.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숙모가 내주는 마들렌의 향으로부터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모든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 것처럼요.
이번 글로 2021년 4월부터 함께 했던 북플래터를 마무리하는 글이 되었는데요. 제게 북플래터의 각 호차는 마치 마들렌 같은 존재가 될 것 같아요. 레터에 소개한 책과 글을 보며 그때의 독서와 생각들, 그리고 북플러님과의 추억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동안 초코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북플래터는 계속되니까요! 많이 사랑해 주세요~💛
- 에디터 초코 🍫 |
|
|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김현균, 21세기북스
심리학/사회학 |
|
|
실용적이지도, 대중적이지도 않지만, 독서를 통하지 않으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주제들이 있죠.
술자리에서도 나오지 않을, 유튜브 알고리즘에도 뜨지 않을 그런 주제들이요.
오늘은 <라틴아메리카의 시>에 대한 책을 소개해 드릴게요💌 |
|
|
「손쉬운 유형화를 거부하며 창조적 다양성을 드러내는 라틴아메리카 문학」 이라는 저자의 소개말처럼, 메스티소의 나라 멕시코에서 대규모 유럽계 이주자들로 형성된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30개가 넘는 국가를 통칭하는 라틴아메리카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땅이에요. 그들의 문학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건 300년 간의 식민지 시절 이후 독립과 쿠바 혁명을 거친 이후죠.
격변하는 근대를 겪은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서 처절한 슬픔과 고뇌, 불의에 대한 저항을 이야기하는 걸출한 시인들이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그 중에서도 칠레를 대표하는 파블로 네루다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칠레 광산 붕괴 사건에서 지하에 매몰된 광부들이 네루다의 시를 돌려 읽으며 그 시간을 견뎌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
|
|
나는 쓴다, 물과 달을, 변치 않는 질서의 요소들을, 학교를, 빵과 포도주를,
기타와 연장을 필요로 하는 소박한 이들을 위해 쓴다.
- 커다란 기쁨(La Gran Alegría) 中 |
|
|
민중을 위해, 끊임없는 사랑을 위해, 리얼리즘과 상징주의를 위해 쓴 시를 하나씩 읽으며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동아시아와 영문학에서는 보지 못한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특징을 느낄 수 있죠. 라틴아메리카라는 낯선 문을 두드릴 때, 시라는 소재가 북플러님을 이 책에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게 도와줄 거예요. |
|
|
문학은 배고픈 거지를 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문학은 그 배고픈 거지가 있다는 것을 추문으로 만들고, 그래서 인간을 억누르는 억압의 정체를 뚜렷하게 보여주다. 그것은 인간의 자기기만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 김현, 『한국 문학의 위상』 中
요즘 시가 핫해졌다는 느낌, 저만 받나요? 그 중심에 이 매거진이 있는 것 같아요. 바로바로 포엠 매거진( @poemmag).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시를 읽고 써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시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매거진이죠.
짧지만 깊은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시가 인스타그램 매거진을 만나면서 시의 즐거움을 빠르고, 손쉽게 느낄 수 있게 된거죠. |
|
|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 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 한국이 싫어서 中
책 <한국이 싫어서>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8월 28일 개봉해요. <한국이 싫어서>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직장,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 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20대 후반 계나의 이야기를 다루어요. 원작 책에서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설정이 영화에서는 뉴질랜드로 바뀌었어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적으로 상영되기도 했었는데요. 장건재 감독은 이 작품을 '희망 찾아 도망가는 이야기'라고 표현했다고 해요. 희망과 도망,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북플래터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으니 영화를 보기 전에 소개글을 한 번 읽고 가보면 어떨까요 💌 |
|
|
bookplatter.letter@gmail.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