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위즈덤하우스
한국소설/로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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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열심히 산다, 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삶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사랑이 없는 삶은 삶이 아니라 생활이었다.
(...)
잠깐의 삶을 살다가 이제 생활을 하는 인간이 되어 나는 그 속에 섞여 있었다.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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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서울 변두리를 배경으로, 못생긴 여자와 상처 입은 두 청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에요.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어느 날 한 여성을 만나게 돼요. 세상이 정한 아름다움의 기준에서 늘 밀려나던 사람,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과 무례함을 너무 오래 견뎌온 사람이죠. 소설은 그 만남을 시작으로, 외모가 사람의 가치처럼 취급되는 세계 속에서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지 물어봐요.
자본주의와 외모지상주의를 날카롭게 꼬집으면서도, 결국 그 거대한 질서 한가운데에서 한 사람을 조건 없이 바라보려는 마음이 끝내 존재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요. 계산도 비교도 없이 한 존재를 바라보는 마음. 그 순수함이 얼마나 희귀하고도 강한 힘인지 조용히 말해주죠.
미성숙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과 그것을 유려하게 표현하는 문장이 아름다운 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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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독서모임의 질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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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란란입니다. 어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로 독서모임을 하고 왔어요. 500쪽 가까이 되는 책인데, 한 이야기에 깊게 몰입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맛볼 수 있어 소중한 책이었답니다. 그 즐거움을 북플러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독서모임 발제자가 적어준 질문과 저의 답변을 가져와봤어요.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이니, 북플러님도 제 답변을 읽으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로맨스 소설인만큼 나의 사랑의 정의나, 지난 사랑을 돌아볼 수 있는 질문들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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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사랑의 정의와 본질은 무엇일까?
책은 아름다움, 외모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뤄요. 당신은 "사랑하기 때문에 아름다워 보이는 것"과 "아름답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 편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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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란란의 답
저는 아름답다고 해서 무조건 호감을 느끼거나 사랑에 빠지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봐도 키가 크고 얼굴이 작고, 흔히 말하는 피지컬이 뛰어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어요. 분명 멋지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상하게 설레거나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까지 이어지진 않았죠.
반대로 외모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과 데이트했을 때 오히려 크게 설렌 적도 있었어요. 예전에 짝사랑했던 사람 역시 객관적인 기준으로는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었지만, 저는 꽤 진심으로 좋아했거든요. 그런 경험들을 돌아보면 저는 흔히 말하는 ‘얼빠’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외모의 힘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아름답기 때문에 조금 더 관대해지는 순간들이 분명 있으니까요. 애인과 크게 다툰 어느 날, 하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로 나타난 적이 있었어요. 심각하게 화를 내고 있어야 하는 상황인데도 순간 웃음이 새어 나왔죠.
아름다움만으로 사랑에 빠지진 않지만, 아름다움이 감정을 조금 누그러뜨리는 힘은 분명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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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
상실과 흔적에 대하여
주인공은 시간이 많이 지나도 여전히 그녀를 잊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절대 퇴색되지 않을 것 같은 여러분만의 '강렬한 기억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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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란란의 답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어요. 행복했던 순간도, 많이 울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절대 퇴색되지 않을 장면’이 무엇인지 선뜻 고르기 어렵더라고요. 뭔가 거창해야할 것 같기도 하고요.
아직 퇴색되지 않은 최근의 일로 꼽아보자면... 작년 겨울의 어느 밤, 제 작은 방에 오랜 동네 친구들을 불러, 처음으로 애인을 소개하던 날이 떠올라요. 제가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친구들과 애인이 몰래 작은 깜짝 파티를 준비해두었더라고요. 문을 열었을 때 보이던 풍경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깜깜한 방 안에 케이크와 웃음소리, 그리고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는 모습.
그 순간 저는 정말 마음 깊이 '충만하다'고 느꼈어요. 작지만 포근한 내 방, 오래된 친구들, 그리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 이 순간이 그 해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북플러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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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
당신은 찌질한 사람인가요? 구질구질한 사람인가요?
어떤 면에서 그렇다고 느끼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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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란란의 답
확실히 저는 쿨한 타입은 아닌 것 같아요. 미련 없이 돌아서고, 지나간 인연은 깔끔하게 정리하고, 사람 일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늘 조금 신기했어요.
20대 초반에는 특히 인간관계에서 꽤 구질구질했어요. 우리가 이렇게 친했는데 왜 멀어졌을까, 나는 왜 저 사람처럼 쉽게 사람들과 가까워지지 못할까, 나보다 더 친한 친구가 있는 걸 보면 왜 괜히 서운하고 질투가 날까.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당시에는 그런 감정들이 꽤 진지했어요.
연애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짝사랑하던 사람의 흔적을 방구석 탐정마냥 찾아보거나, 전애인의 SNS를 염탐하거나, 멀티프로필을 설정해두고 그 사람이 내 프로필을 봤는지 안 봤는지 괜히 들여다보는… 전형적인 하여자 같은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제가 아주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사람은 아니에요. 먼저 연락해서 붙잡거나, 솔직하게 마음을 다 쏟아내는 타입도 아니죠. 용기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더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해서 이어진 관계가 정말 내가 원하는 관계는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 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상대의 자발적인 마음 없이 붙잡아 얻는 관계는 결국 오래 가지 않는다는 걸요.
그래서 저는 찌질하고 구질구질한 마음은 충분히 품고 사는 사람이지만, 그 마음대로 행동하지는 않는 사람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속으로는 수십 번 흔들려도, 겉으로는 조용히 혼자 견디는 쪽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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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아름다운 문장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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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유독 마음에 남는 이유는 사랑에 대한 지극히 순수한 마음, 그리고 그것을 잘 표현하는 아름다운 문장들 때문일 거예요. 북플러와 나누고 싶은 문장 몇 개를 소개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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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시간 동안 우리는 조금씩 서로를 닮아가고 흡수하고 있었음을...
좋든 싫든, 해서 서로에게 서로가 남아 있음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우리가 있다는, 그리고 우리에게 내가 있을 거란 그 사실이 조금은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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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다 문득, 이별이 인간을 힘들게 하는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누군가가 사라졌다는 고통보다도, 잠시나마 느껴본 삶의 느낌... 생활이 아닌 그 느낌...
비로소 살아 있다는 그 느낌과 헤어진 사실이 실은 괴로운 게 아닐까... 생각이 든 것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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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몹시도 지쳤을 눈을 언젠가 감아야 하는 순간이 닥쳐온다면,
저는 분명 당신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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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흔들며 지나가던 바람처럼 실은 그런 식으로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인생의 어떤 순간에도 인간은 머물 수 없음을, 하여 인생은 흐르는 강과 같다는 사실을
무렵의 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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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는 <파반느>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저는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었는데, 덕분에 책 속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영화의 온도와 색감으로 그려져서 더욱 깊게 다가왔답니다.
최근 사랑을 시작한 분, 누군가를 잃은 마음을 지나고 있는 분, 혹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이 주는 위로가 필요한 분께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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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어머니 Mother of Him> 류주연 연출, 에반 플레이시 극작
연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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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연 후 발 빠르게 복귀, 파격적인 캐스팅 및 연출로 개막과 동시에 매진된 연극 <그의 어머니>를 소개해요. 영화 '독전'으로 연기력을 입증한 진서연 배우가 어머니 브렌다 역할로 등장하고, 사회적 통념을 파고드는 극단 '산수유' 대표 류주연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진서연이 연기한 브렌다는 두 아들을 둔 평범한 여성이었으나 극단적 사건으로 하룻밤 새 언론의 표적, 논란의 대상이 되고 말아요. 아들 매튜가 강간 용의자로 가택 구금형을 받게 된 것인데요. 매튜가 어떻게든 청소년 범죄로 감형되도록 돕고자 하면서도 그토록 사랑하던 아들을 의심과 원망으로 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해요. 사회로부터 부여받아 온 '어머니'로서의 정체성, 본연의 인간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진서연의 내면 묘사가 압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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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설계된 딜레마, 날것의 대사로 팔딱이는 <그의 어머니>를 내면을 깨우고픈 북플러에게 추천해요. <그의 어머니>는 4월 16일~5월 17일 약 한 달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합니다. 4월 26일 공연 종료 후에는 연출가 류주연, 작가 에반 플레이시, 진서연 배우가 객석과 대화 시간을 갖는다고 하니 기대가 되네요!
- 에디터 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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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켓 바터 이벤트
추첨을 통해 국립극단에서 5명의 북플러에게 5월 4일(월) <그의 어머니 Mother of Him> 무대 티켓을 보내드려요(총 10매). 해당 공연은 '접근성 회차'로, 음성 해설, 한국수어통역, 한글 자막 해설, 이동 지원, 무대 모형 터치 투어 서비스 등이 기본 제공됩니다! 🎁 참여 방법 확인 후 응모해 주세요.
◽️ 공연 시간 : 5월 4일(월) 19시 30분
◽️ 참여 기간 : 4월 20일 (월) ~ 4월 23일 (목)
◽️ 참여 방법: 하단 설문 제출
◽️ 당첨 발표: 국립극단 개별 연락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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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플래터 인스타그램이 재미있어졌더라고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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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platter.let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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